[부동산/아파트가 바뀐다]인터넷 진료-쇼핑-뱅킹 '기본'

  • 입력 2001년 6월 28일 18시 35분


<<아파트가 변신하고 있다.

평면 설계와 단지 배치, 시설, 조경에 이르기까지 신개념의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99년 분양가 자율화 이후 주택업체들의 신상품 개발은 마감재 경쟁 수준에서 머물렀다. 이제 고급 마감재 정도로는 승부에 나설 수 없는 시대가 됐다. 고객들은 도심에서 자연을 원한다. 조경에 따라 집값과 프리미엄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편리한 시설은 기본. 생활 방식 변화에 맞춰 실내 평면도 바꿔야 한다.‘성냥갑’ 모습을 벗어나 새로운 주거문화를 이끄는 ‘아파트 변화’를 살펴본다.>>

아파트 변화는 실내 평면과 첨단시설에서 두드러진다. 기존 아파트는 시공업체나 위치에 따라 내부 평면의 차이가 거의 없다. 평형별로 방 수와 거실 화장실 주방의 위치가 같다. 이제 달라졌다. 전망이 좋은 곳에서는 거실에서 270도 각도로 창문을 배치해 조망권을 극대화한다. 긴 복도를 따라 한 쪽에만 방과 거실 식당을 나란히 배치하는 평면도 선보였다.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 확보도 새로운 평면 설계의 주제다. 부엌과 식당을 거실과 연계해 대형 가족 공용 공간을 만든 것.

삼성물산 주택부문 설계팀 장준 부장은 새로운 평면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점으로 ‘수납 공간 확대’를 꼽았다.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것.

삼성은 한화와 함께 잠실 갤러리아 백화점 터에 짓는 주상복합이 눈에 띈다. 모퉁이 공간마다 반침을 배치해 수납 공간이 실내 면적의 10%를 웃돈다. 업체들은 발코니 면적도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다. ㈜‘도시와 사람’은 30평형대 아파트에 발코니 면적만 18평형에 이르는 평면을 내놓아 큰 인기를 끌었다. 33평형 아파트에 18평 발코니를 설계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미켈란 107’은 350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첨단시설도 변화의 조연. 인터넷과 웹TV가 만나면 ‘사이버’아파트가 된다. 단지 내 주민들끼리 사이버 세계를 만들게 해주고 주변 상가 은행 병원과 연계해 ‘인터넷 진료 쇼핑 뱅킹’을 할 수 있다. 보안시설에는 첨단 설비가 필수. 전자경비시스템, 열선감지기, 디지털 도어록 등이 아파트를 안전지대로 만들고 있다. 건강을 위해서도 첨단 시설을 이용한다. 욕실에 설치된 핸즈프리 스피커폰, 원적외선이나 황토 마감재, 샤워 맛사지 시설 등이 눈길을 끈다.

▽광각 조망〓대우건설이 이 달 분양한 한강 대우 트럼프월드 평면도. 주변에 한강을 끼고 있는 특성을 이용해 조망권을 극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거실에 팔각형 개념을 적용해 270도 각도로 창밖을 내다볼 수 있다. 또 거실과 식당 주방 침실 등 어느 곳이든 바깥 공기와 직접 접하도록 설계했다. 전망과 채광이 우수할 수밖에 없다.

▽1층은 단독주택처럼〓1층에 전용정원을 설치하는 방식은 지난 해부터 인기. 실내에서 바깥 정원으로 쉽게 나갈 수 있도록 실내 설계도 바꾸었다.

▽구조변경 마음대로〓입주 때 주방문을 발코니쪽으로 옮겨 설치하면 주방 면적이 크게 넓어진다. 대우건설은 디아이이‘DIE’라는 공간을 설계해 인터넷공간, 주방만의 공간, 툇마루형 응접실, 음악실 등 다양한 용도로 사양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물산 주택부문은 가족이 모여 인터넷을 즐길 공간을 개발해 ‘가족 사이버 공간 도입형’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인터넷이 아파트를 바꾼다〓충정로 삼성래미안아파트는 본격적인 의미의 첫 사이버아파트. 실내에서 웹패드를 이용해 주부들이 쇼핑을 할 수 있다. 단지 주변 생활편익시설과 아파트 내 인터넷 망을 연결했다. 주민들은 이 회사가 실시하는 무료 인터넷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직장에서 인터넷과 컴퓨터로 집안 일을 하는 시대도 멀지 않다.

▽보안〓전자경비시스템은 안전한 생활을 약속하고 인건비도 줄여준다. 1층 가구에는 발코니에 열선 감지기를 설치해 도둑을 방지한다. 방문자를 확인할 수 있는 도어비전, 놀이터 지하주차장을 감시하는 CCTV는 기본이다. 차량번호 인식시스템도 도입돼 외부차량을 정확히 점검할 수 있다.

<이은우기자>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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