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아파트 분양 성패 사전계약에 달려"

  • 입력 2001년 6월 27일 18시 44분


쌍용건설이 지난달 분양한 주상복합 아파트 ‘경희궁의 아침’. 서울 종로구 내수동 모델하우스에서는 분양 첫날 업체와 일반 분양 희망자들간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쌍용측은 조합원분을 뺀 1000가구를 분양하겠다고 공고했지만 실제는 370가구를 이미 ‘사전 계약’한 사실이 알려진 것.

모델하우스가 문을 열기 전 ‘사전 분양’에 주력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사전 분양은 곧 분양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선별된 잠재 고객 공략〓쌍용건설은 경희궁의 아침을 분양하기 전 두 차례에 걸쳐 10만명에게 우편물(DM)을 보냈다. 인근 지역의 분양 평형에 맞는 소득을 가진 주민들이 대상. 또 우편물이나 신문기사, 광고 등을 보고 문의한 고객 등 3000명에게는 모델하우스 개관 전날 방문하도록 초청장을 보내 사전 계약을 했다. 지난달 마포구 염리동에 오피스텔 ‘삼부골든타워’를 분양한 삼부토건도 8만부의 DM을 보내 160여명의 수요자를 찾아냈다.

▽해외 마케팅〓쌍용건설은 5월 초 미국 로스앤젤레스 교민들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열어 70가구를 사전 분양했다. 삼성중공업도 99년 5월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서 서초동의 쉐르빌 Ⅰ,Ⅱ 아파트 119가구를 분양했다. 대우건설은 최근 분양한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트럼프월드Ⅲ’의 사전청약자 20여명을 뉴욕으로 초청해 대표적 주상복합아파트를 견학하는 행사를 갖기도 했다. 교민 대상의 해외마케팅은 98년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구입에 대한 제한이 없어져 가능해졌다.

▽사전 인근 주민 설명회〓이달 초 중랑구 상봉동에 주상복합 ‘한일써너스빌’을 분양한 한일건설은 4월 말부터 상봉동 일대 아파트 단지의 부녀회장단 및 초중고교생 학부모를 초청해 평면 및 인테리어, 가격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삼성중공업도 목동 ‘쉐르빌2’ 주상복합 분양 전에 목동 일대 쉐르빌카드 회원을 여의도 63빌딩으로 초청해 사전 설명회를 가졌다.

부동산 컨설팅 및 분양대행업체인 해밀컨설팅의 황용천 대표는 “98년 분양가 자율화 이후 부동산 분양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전마케팅을 통해 실수요자를 확보하는 것이 초기 및 전체 계약률을 높이는 관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자 음성 온라인 마케팅도 활발〓대림산업은 3월 소형 주상복합 ‘대림 리시온’을 분양하면서 동창회 사이트인 아이러브스쿨을 통해 e메일을 보냈다. 삼정건설도 4월 경기 성남시 수진동 ‘삼정그린뷰’ 조합아파트 분양시 인터넷 분양권 전문사이트인 닥터아파트 회원에게 e메일을 보내 20여명이 사전 계약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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