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월드컵수혜주-우량債 분산투자가 히트비결"

  • 입력 2001년 6월 21일 18시 56분


주택은행이 팔고 주은투신이 굴리는 월드컵펀드가 판매 일주일만인 21일 고객 돈 2000억원이 들어왔다. 올들어 간접투자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월드컵펀드의 2000억원 판매고는 뜻밖의 성과로 주목받고 있다. 씨티은행의 원금보장형 펀드인 씨티가란트의 수탁고(1960억원)를 앞지르기도 했다.

월드컵펀드를 설계한 주택은행 폴 반 에인데 뮤추얼펀드팀장(30·사진)은 “투자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점이 인기 비결인 것 같다”며 “주택은행의 강력한 영업망도 수탁고에 크게 기여했다”고 싱글벙글했다.

월드컵펀드는 자금의 70%로 국공채 등 우량채권을 사들이고 남은 30%로는 월드컵 후원사 주식에 투자한다. 아디다스와 코카콜라 질레트 맥도날드 후지필름 버드와이저 JVC 등 외국사와 한국통신 현대자동차 주택은행 등 국내사가 투자대상이다.

씨티가란트와 차이점을 묻자 그는 “씨티가란트가 바이오(생명공학) 한 분야에 집중투자하는 것과는 달리 월드컵펀드는 다양한 분야에 분산투자하기 때문에 안정성이 더 높을 것”이라고 상대적 우위성을 강조했다.

에인데팀장은 또 “월드컵 덕분에 후원사들의 실적이 크게 향상된다는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없다”면서도 “후원사들의 브랜드가 언론매체를 통해 전세계에 널리 알려지면서 주가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은행이 월드컵 후원사로 선정된 이후 월드컵과 연계된 신상품을 고민하다 작년말 아이디어를 냈다고 설명했다. 원래는 100% 주식형 펀드로 만들려고 했으나 한국 고객들에 맞게 수정했다고 덧붙였다.

에인데팀장은 “간접투자 전문가들은 투자대상이 10개종목에 불과해 너무 적다고 평가절하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은행을 출입하는 고객들이 쉽게 이해하고 투자종목들도 친숙하다는 점이 오히려 강점”이라고 주장했다.

에인데팀장은 벨기에 출신으로 ING그룹에서는 7년간 주로 마케팅분야에서 일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판매한 펀드가 호조를 보인 것을 계기로 10개정도의 펀드를 추가로 개발할 예정이다.

<이진기자>lee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