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전운 감도는 이동통신 3사 CEO전략

  • 입력 2001년 6월 21일 18시 38분


국내 이동통신시장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 휴대전화 신규 가입자시장은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이런 가운데 차세대이동통신은 뚜렷한 전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동통신 3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이같은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 비장한 각오로 ‘세계속의 통신한국’을 이끌고 있는 그들의 경영전략을 들어본다.

7월부터 이동통신 시장에 무한경쟁이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그동안 은인자중해온 업계 선두 SK텔레콤이 시장을 휩쓸 ‘태풍’을 준비중이다. 이 기세에 눌린다면 2위인 KTF와 ‘위기의 3위’인 LG텔레콤은 영영 회복불능의 열세에 빠질 수 있는 상황. 따라서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 KTF의 한솔엠닷컴 인수 이후의 본격적인 시장쟁탈전이 ‘잠복기’를 거쳐 본격화 될 조짐이다.

이동통신 경쟁이 그동안 잠잠했던 것은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에 시장점유율을 6월말까지 50% 미만으로 낮출 것을 명령했기 때문.

SK텔레콤은 시장점유율을 낮추기 위해 신규 가입자를 받지 않고 불량가입자를 강제해지시켰다. 오히려 경쟁사(LG텔레콤)의 가입자 유치를 돕는 기현상도 나타났다. 광고와 판촉활동도 거의 중단했다.

그러나 7월부터는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을 제한할 법적 근거가 없다. 또 SK텔레콤은 11일 시장점유율을 50% 미만으로 끌어내림으로써 엄청난 액수의 이행강제금을 물어야하는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아직까지 SK텔레콤은 경쟁사와 정부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무척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단말기 보조금은 절대 허용할 수 없다는 강경한 방침이고 ‘차별규제’ 등으로 3자간의 균형을 유지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경쟁사들은 바짝 긴장한 가운데서도 “SK텔레콤이 함부로 칼을 뽑지는 못할 것”이라는 희망섞인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들이 언제까지나 깨지지 않고 지속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지적.

SK텔레콤 신영철상무는 “함부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7월부터 신규가입자를 안받을 이유는 없으며 통상적인 마케팅과 영업활동은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SK텔레콤이 ‘통상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이더라도 경쟁사들을 위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굿모닝증권 기업분석부 반영원연구위원은 “브랜드의 힘 때문에 SK텔레콤은 가만히 있어도 신규 휴대전화 가입자의 60% 이상이 SK텔레콤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SK텔레콤이 공세에 나서면 KTF와 LG텔레콤은 ‘비상대책’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 이 때문에 KTF와 LG텔레콤은 정부의 차별규제 등에 기대고 있으나 정부의 노력이 얼마나 먹힐지는 미지수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

▼SK텔레콤 표문수사장 "아시아 단일통화권 추진"▼

-휴대전화 가입자 시장이 포화상태라는데….

“과거처럼 고성장은 아니지만 지속적인 성장은 가능하다. 2003년에는 휴대전화 보급률이 67%, 장기적으로는 75∼80%까지 높아질 것이다.”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전략은….

“중장기적으로 IMT-2000서비스 도입은 한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다. 올해는 기존 사업부문에서 구축한 경쟁력을 유지 강화하고 모바일커머스(Mobile Commerce) 등 신규 사업분야를 선점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기업 실적에 대한 장단기 전망은….

“6월말까지 시잠점유율이 제한돼 올해 매출은 약간 둔화될 것이다. 그러나 무선데이터 서비스의 매출 기여가 본격화해 매출의 질적 전환이 이뤄질 것이다. 2005년경에는 세계 15위권의 종합 통신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다.”

-가장 큰 경영 현안은….

“6월말까지 시장점유율을 50%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경쟁사와 협조해 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하도록 하겠다.”

-해외시장 진출 계획은….

“SK텔레콤이 지향하는 국제화는 동북아시아를 주축으로 하는 아시아의 단일 통화권의 완성이다. SK텔레콤은 해외 이동전화 서비스시장에 진출하는 데 선봉을 맡을 것이다.”

-IMT-2000 서비스가 연기될지 모른다는데….

“국내 장비업체 및 단말기업체의 사정에 따라 다소 연기될 가능성은 있다. 또 비동기식사업자에 대한 듀얼밴드·듀얼모드 단말기 사용의무가 사업허가조건에 명시되면 2002년 5월 상용서비스 일정은 늦춰질 수밖에 없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

▼KTF 이용경사장 "무선인터넷 강화 세계10위권 목표"▼

-휴대전화 가입자 시장이 포화상태라는데….

“5월말 2730만명으로 거의 포화상태다.”

-이동통신시장에 관한 전략은….

“cdma2000-1x HDR 등 차세대 서비스가 속속 나오고 있다. 따라서 기존 2세대 서비스 이용자들을 둘러싼 사업자간 서비스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다. 앞으로 5년 안에 가입자와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10위권 이동통신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이를 위해 합병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최대화하는 데 주력하겠다. 016과 018의 합병에 따른 시너지효과는 5조2000여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5월18일 가입자수가 900만명을 넘어섰다. 현재 34%인 시장점유율을 연말까지 40%로 높이겠다.”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경영 현안은….

“이용자와 매출액 기준 명실상부한 무선인터넷 1위 기업이 되는 것이다.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브라우저폰을 가진 KTF 가입자는 4월말 42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국내 브라우저폰 총 보급대수의 41%를 넘는 수치다.”

-해외시장 진출 계획은….

“올초 해외사업 전담조직인 글로벌 기획담당을 신설했다. 첫 성과로 최근 인도네시아 콤셀린도사와 1400만달러 규모의 CDMA사업컨설팅 및 시스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IMT-2000 서비스가 늦어진다는데….

“IMT-2000서비스는 완전히 새로운 게 아니다. 현재의 서비스가 진화하는 과정이다. 국내 이동전화 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할 요인은 아니다. 시장에 맞게 추진하는 게 좋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

▼LG텔레콤 남용사장 "내년7월 동기식 IMT-2000 상용화"▼

-휴대전화 신규가입자 시장이 포화상태라는데….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

-이동통신시장에 관한 전략은….

“2세대는 음성통화 중심의 시장이지만, 3세대 서비스는 멀티미디어를 비롯한 데이터 중심이다. 데이터 시장은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2005년에는 3세대 가입자가 2세대 가입자를 능가할 것이다. 무선인터넷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다. LG텔레콤은 5월말 현재 250만명의 무선인터넷 가입자를 확보했다. 올 연말까지 300만명으로 늘리겠다. 무선인터넷 최강자의 위치를 확고히 지킬 것이다.”

-기업 실적에 대한 장단기 전망은….

“1·4분기 결산 결과 매출 4556억원, 영업이익 967억원, 당기순이익 514억이었다. 실적이 좋아 올해 순이익 목표를 1000억원에서 1600억원으로 올렸다. 2000억원대도 가능하다. 올해 말에는 가입자가 500만명, 매출이 2조2000억에 이를 것이다.”

-해외시장 진출 계획은….

“장기적으로 중국 일본 미국 싱가포르 호주 등의 사업자와 연계, 환태평양 CDMA벨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일차적으로 중국 일본 등이 협력 대상이다.”

-IMT-2000 서비스가 시기상조라는데….

“영국 일본의 이동통신사업자들이 비동기식 서비스를 연기하고 있다. 비동기의 기술표준인 W-CDMA는 상용화 경험이 없는 생소한 기술이다. 앞으로 최소한 1년 이상 시스템 안정화기간이 필요하다. 동기식은 다르다. LG텔레콤은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내년 7월 동기식 IMT-2000 상용서비스를 시작하겠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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