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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6월 14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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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신도시 개발계획안이 발표되었지만 판교의 분위기는 의외로 조용했다. 살짝 단비가 내린 시골 모습에서 개발에 들뜬 분위기는 엿보기 어려웠다. 중개업소에 문의전화만 늘었을 뿐거래로 연결되지는 않고 있다. 매물이 없는 까닭이다.
산마루부동산 노병도 사장은 “지주들이 매물을 철회하고 있어 매물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고 귀뜸했다. 거래도 거의 없다. 오히려 중개업자들이 지주들을 찾아다니며 매물 구하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의 기대는 대단하다.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다. 이번 발표로 술렁이는 곳은 개발 예정지보다 그 주변. 개발예정지는 신도시를 만들 때 수용되기 때문. 반면 주변 땅은 신도시 개발로 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개발 예정지를 둘러싸고 있는 곳은 궁내동 금곡동 대장동 석운동 등. 이 곳은 매물이 줄어들어 가격이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개발예정지 주변에서 가장 노른자위로 꼽히는 곳은 궁내동. 올 들어 판교 개발 기대로 중개업소만 16곳이 새로 생겨났다. 자연녹지 내 대로변 전 밭은 평당 250만∼300만원을 호가한다. 지목이 대지인 곳은 평당 400만∼5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작은 도로를 끼고 있어도 평당 120만원을 넘고 도로에서 떨어진 전 밭은 50만∼70만원선.
금곡동 대장동 석운동 등도 가격이 강세인 것은 마찬가지다. 토지 매물은 적어도 3억원짜리 이상이어서 소액으로 투자할 물건은 거의 없다.
개발 예정지 내에서 투자자들이 눈독을 들이는 것은 주택. 토지와는 별도로 주택만 사들이면 판교 신도시 내 단독주택지를 보상받을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개발 예정지 내 집 값(토지 별도)은 최근 한 달 새 1000만원 올라 1억2000만원에 거래된다.
신도시 내 단독주택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하산운동과 운중동 일대. 이 곳은 경치가 좋아 단독주택들이 들어서면 ‘한국의 베벌리힐스’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개업계는 개발예정지 내 기존 주택값이 1억5000만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개발 예정지 내 토지 거래는 거의 끊어졌다. 시세는 공시지가보다 20% 남짓 높은 값에 형성돼 있지만 수용될 땅이어서 수요자가 드물다.
판교가 전원형 신도시로 개발 방향을 잡자 인근 전원주택지 시세가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중개업자는 “판교 신도시에 들어설 전원형 단독주택이 주변 전원주택보다 편의시설 환경 등 모든 면에서 낫다”며 “주변 전원주택지 인기가 시들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성남〓이은우기자>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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