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맞춤 대출' 골라 쓰세요

  • 입력 2001년 6월 6일 18시 57분


은행의 높은 ‘문턱’이 여전히 부담스러운 고객이라면 할부금융사를 이용할 만하다.

할부금융사는 이제까지 자동차구입대출 가전제품 구입대출 등에만 주력했지만 최근엔 신용이 낮은 계층에 대한 무보증 대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게다가 최근 은행마저 신용대출에 박차를 가하자 각종 신용 대출의 다양화로 경쟁력을 갖추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삼성캐피탈의 한 관계자는 “할부금융사들이 힘들여 신용이 없는 계층에 대한 대출을 개척해놓으니까 이제와서 은행들이 침투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금융사를 이용하는 일반 고객의 입장에선 금융사들의 경쟁은 반가운 일이다.

▽할부금융사만의 장점〓할부금융사의 가장 큰 장점은 은행과는 거래할 수 없는 고객들도 마음 편히 찾을 수 있다는 점. 신용이 다소 불량하거나 은행권에서 한도만큼 신용대출을 받은 경우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삼성캐피탈은 올 5월부터 은행은 쉽게 따라하기 어려운 ‘시도’를 하고 있다. △금융거래기록이 전혀 없거나 △신용점수가 확인되지 않은 고객을 대상으로 최고 500만원까지 대출하는 ‘C&C(Credit & Create) 패스’라는 금융신상품을 내놓은 것. 신용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금리는 연 19∼27%로 다소 높은 편이지만 일반 사채에 비해서는 훨씬 낮다.

특히 이 상품으로 대출받은 경우 신용관리 육성프로그램에 자동 편입되기 때문에 고객은 거래를 하면서 신용을 쌓아갈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금리도 낮춰받고 대출한도도 늘려받을 수 있다.

현대캐피탈의 정소영대리는 “할부금융사에선 어차피 은행보다는 신용이 낮은 사람에게 다소 높은 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것인 만큼 할부사별로 큰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다양한 ‘맞춤’ 대출〓할부금융사들은 돈의 ‘사용처’에 따라 다양한 ‘맞춤’ 대출상품을 개발해놓고 소비자를 유인하고 있다.

삼성캐피탈은 ‘마이웨딩론’이라는 이름으로 결혼자금을 대출해준다. 20∼35세 이하의 근로소득이 있는 자로 △재직증명서 △청첩장 등 신혼확인서를 내면 최고 1000만원을 대출해 준다. 금리는 연 10.0∼15.0%. 또 진료확인서나 청구서를 제출하면 최고 1000만원까지 빌려주는 ‘의료비 대출’도 있다. 금리는 연 13.5∼14.5%.

LG캐피탈은 우량 직장에서 2년 이상 근무한 직장인에게 최고 1000만원까지 신용만으로 ‘직장인 소액대출’을 해준다. 대출 금리는 연 13.5∼14%에 1∼3%의 수수료를 별도로 내야 한다. 상환기간 동안 이자나 원리금을 연체하지 않으면 만기 때 최고 1%포인트를 환급해 준다. 또 자신이나 배우자가 LG카드 회원인 경우 ‘알뜰여성 대출’을 200만원까지 즉시 내준다. 수수료가 없는 대신 금리는 연 15.5∼19%로 다소 높은 편. ‘019PCS대출’은 019회원 중 우수고객에게 최고 500만원을 연 11.5∼15.5%에 빌려준다. 단, 1∼2%의 별도 수수료를 내야한다.

현대캐피탈도 직장인을 대상으로 최고 2000만원까지 연 13.5∼15.5%에 신용대출해 주며 인터넷을 통해서도 쉽게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 할부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우수고객 신용대출’은 최고 3000만원까지 가능하며 금리도 연 10∼12%로 저렴한 편이다.

▽자동차를 구입할 때〓현대캐피탈은 최근 중고차 할부금리를 연 3∼4%포인트 내리고 대출한도도 이전보다 20% 가량 늘려 2700만원으로 확대하는 등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금리는 자동차에 근저당을 설정했느냐에 따라 연 15∼18%(설정시)와 연 18∼25%(미설정시)를 적용한다. 대출 기간이 18개월 이내인 고객에 통상 대출금의 0.5∼1.5%를 내야 하는 할부수수료를 면제해 주고 있다.

LG캐피탈도 근저당을 설정하는 경우 대출금리를 3∼7%포인트 내려 연 15∼22%를 적용한다. 근저당을 설정하지 않은 경우엔 연 22∼25%. 수수료는 대출금의 연 0.5∼1%이며 근저당을 설정하는 경우 면제해 준다. 대출 한도는 최고 2000만원.

삼성캐피탈도 3월 초 중고차구입자금 대출금리를 3∼4%포인트 내려 현재 자동차에 근저당을 설정하는 경우엔 연 18∼22%, 근저당을 설정하지 않은 경우엔 22∼25%를 각각 적용하고 있다. 최고 2000만원까지 3년 이내로 대출받을 수 있다. 자동차 대출시장에 대한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생명이 최근 내놓은 ‘스피드 오토론’은 약 2개월 만에 대출건수 1030건에 대출금액이 140억원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금리가 연 8.9∼9.3%(변동금리)로 저렴한 데다 차량 가격의 90%까지 대출해 주기 때문이다. 3000만원까지 최고 3년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별도의 보증인이 필요하지 않고 차량을 담보로 제공할 필요도 없는 무보증, 무담보신용대출이라는 점도 특징이다.

대한생명도 ‘63마이카 구입자금대출’을 내놓고 차량가의 85%까지 대출해 주고 있다. 금리가 연 10.5%(변동금리)로 다소 높은 대신 최장 5년까지 대출해 준다는 게 장점.

국민은행도 이달 1일부터 자동차구입대출인 ‘국민뉴오토론’의 대출금리를 연 10.45%로 종전보다 최고 0.5%포인트 내리며 시장공략에 나서는 등 은행권도 이 시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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