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 인터뷰

  • 입력 2001년 5월 28일 18시 20분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시리즈를 펴내 밀리언셀러 저자로 부상한 일본계 미국인 로버트 기요사키가 서울에 왔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읽은 상당수 독자들은 “이 책이 그동안 잠자고 있던 금융 지능을 개발하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는 소감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책에 등장하는 ‘부자되기 사례’들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고 심지어 불가능한 것도 있다고 불만을 제기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본보는 28일 기요사키씨가 묵고 있는 조선호텔에서 그를 만나 책에서 밝힌 돈 번 방법이 실제로 가능했는지에 대해 주로 물어봤다. 기요사키씨는 내년 1월 ‘부자로 은퇴하기’(가제·시리즈 5권째)를 출간할 예정이다.

-당신이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시리즈에서 말하는 핵심 주장은 무엇인가.

“금융교육이다. 내가 부자가 된 것은 아홉 살 때 만난 옆집 아저씨로부터 금융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를 ‘부자 아빠’라고 부른다. 학교에서는 부자가 아니라 좋은 월급쟁이가 되도록 가르친다. 토머스 에디슨과 헨리 포드 등은 대학 졸업장이 없다. 부자가 돼 (돈의 억압으로부터) 자유를 누리려면 금융교육을 받아야 한다.”

-에디슨이나 포드 등은 평균적인 학교교육 수준이 낮은 한 세대 이전 사람들 아닌가.

“세계 최고의 갑부에 속하는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회장)와 마이클 델(델컴퓨터 창업주) 등도 졸업장이 없다. 이들은 우리 시대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당신 아이는 학교에 보내지 않을 생각인가.

“교육에는 3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읽고 쓰는 것을 배우고 두번째는 의사와 엔지니어 등 직업인이 되도록 익히는 것이다. 세번째가 바로 금융교육이다. 아이가 생기면 첫번째 교육을 거친 뒤 바로 금융교육을 받게 해 자기사업을 하도록 할 것이다.”

-85년에 노숙자(홈리스)로 몰락했다가 89년 다시 부자가 됐다고 썼다. 무슨 사업으로 재기했나.

“사업과 투자를 가르치는 교육사업(강연사업을 지칭)이었다. 나의 네번째 사업체였다. 결코 포기하지 않고 밀어붙여 미국과 캐나다 2곳 등 전 세계에 11개 사무실을 운영했다. 세 번째 사업까지는 망했다.”

-그럼 당신은 기업가라기보다는 ‘가난한 아빠’(그의 생부)와 같은 교육자 아닌가.

“나는 사업가로 불리길 원한다. 회사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89년 이후에는 부동산에만 투자해 엄청난 재산을 모았다고 했다. 투자자금은 어디서 났나.

“교육사업을 통해 벌었다. 89년에는 미국 부동산가격이 바닥권이었다. 92년 본격적으로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은행에서 돈을 빌렸다. 부자가 되려면 남의 돈을 써야 한다.”

기요사키씨는 1권에서 법원 경매로 시가 7만5000달러짜리 집을 30%대의 가격인 2만달러에 샀다고 주장했다.

-회사를 만들어 공개했다고 하는데 미국 증권관리위원회(SEC)에 대주주 이름이 등록돼 있지 않다.

“지금까지 3개의 기업을 공개했다. 그러나 미국 밖에서 해 SEC에 등록되지 않았다. 어느 나라에서 공개했는지는 말하지 않겠다.”

이와 관련, 5% 이상 지분소유자는 지분내용에 변동이 있을 경우 감독당국에 그 내용을 신고해야 하는 이른바 ‘5%규칙’에 걸리지 않았느냐고 묻자 기요사키씨는 “그 조항은 잘 모른다”는 약간 납득하기 힘든 대답을 했다.

-당신은 책에서 ‘합법적인 내부자거래가 있다’고 말했다. SEC는 내부자거래를 불법으로 간주해 적발되면 가혹한 처벌을 내리는데…. 사례가 있으면 말해달라.

“부자는 합법적으로 내부자거래를 한다. 어떻게 보면 모든 게 내부자거래이다. 이게 현실이다.”

그러나 그는 구체적인 사례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현재 미국이든, 한국이든 주가와 관련, 비공개정보를 이용해 거래하면 불법이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1권 초판 1000부 중 988부는 다단계판매사인 인터넷서비스를 통해 모두 팔렸다. 이후 다단계판매는 책 판매의 주요 통로였다. 당신을 한국에 초청한 것도 책과 비디오 등을 다단계방식으로 판매하는 인터넷서비스회사다. 당신도 다단계 판매조직의 일원인가.

“다단계 판매원은 아니다. 나는 강연을 요청하면 누구든 돕는다.”

그는 이어 “26, 27일 강연에서는 인터넷서비스가 최고의 교육시스템을 갖췄고 수백만명에게 자영사업을 알려줬다”고 칭찬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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