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서정원 "내일은 희망"…아시안 풋볼지 인터뷰

  • 입력 2001년 5월 25일 19시 13분


서정원
한국축구대표팀 거스 히딩크 감독은 ‘날쌘돌이’ 서정원(31·수원 삼성)을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표로 선발하지 않았다. “기량과 의욕은 인정할 만하지만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없는 선수”라는 것이 그가 내세운 이유.

이렇듯 대표팀에서는 물러났지만 서정원은 여전히 ‘스타’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의 공식 잡지인 ‘아시안 풋볼’은 5월호에서 ‘날쌘돌이의 새로운 인생’이라는 제목으로 서정원에 대한 특집 인터뷰 기사를 다뤘다. 이 잡지는 “서정원이 선수 생명에 치명적일 수도 있는 무릎 부상에서 회복해 새로운 전성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소개한 뒤 “2000년 월드컵에서 대표팀 선수로 뛰는 모습을 고국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서정원의 희망을 함께 게재했다.

서정원이 히딩크 감독의 외면에도 불구하고 스포트라이트의 초점이 되는 이유는 바로 히딩크 감독이 말한 한 가지 포지션, 즉 오른쪽 윙백에서만큼은 90년대 아시아 최고의 선수라는 기억이 아시아 축구 팬에게 강하게 남아 있기 때문.

사실 올 시즌 서정원이 수원에서 보여준 플레이는 썩 만족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코칭스태프가 ‘미련 없이’ 버릴 만한 선수도 아니었다. 고종수-산드로-데니스로 이어지는 ‘3각 편대’의 외각에서 오른쪽 공간을 시원하게 뚫고 들어갈 때는 “역시”라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했지만 순조롭게 이어지던 공격의 흐름이 끊긴 것도 대부분 서정원의 발끝이었던 탓이다.

이런 ‘계륵’ 같은 역할이 본인 마음에도 걸렸던 것일까. ‘종이 호랑이’로 전락했다는 비난까지 받아오던 서정원은 24일 열린 피루지(이란)와의 아시안클럽챔피언십 준결승에서 모처럼 골을 잡아내며 한몫을 했다. 0-1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터진 귀중한 동점골이었다. 후반 종료까지 활발한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뒤흔든 것도 서정원이 전성기에 보여주던 몸놀림.

이제 남은 과제는 26일 열리는 주빌로 이와타(일본)와의 결승전에서 다시 한번 확실한 인상을 남기는 것. 다음달 개막하는 정규리그도 한 경기 한 경기가 모두 소중하다.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표에서는 탈락했지만 내년 고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대표 유니폼을 입겠다는 그의 희망이 아직 스러지지 않은 이유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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