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도 거의 다 날리고 소득도 없는데 얼마 전 의료보험료가 80% 올라 공단을 방문했다. 확인해 보니 주소를 알 수 없는 건물과 자동차를 소유한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 담당자는 이의가 있으면 각종 서류를 떼와 본인 소유가 아님을 증명하라고 했다. 일 처리는 공단이 잘못하고 민원인이 잘못을 고치라고 해 울화가 치밀었다. 법원과 자동차사업소를 찾아가 서류를 떼면서 더욱 기가 막힌 일을 겪었다. 공단에서 알려준 주소로 등록된 건물이 없다는 것이었다. 유령 주소였던 것이다. 자동차도 87년 대전에서 팔았던 포니 승용차였다. 온종일 허비한 시간과 교통비를 누가 보상해야 하는지 생각하기 전에 과연 국가를 믿고 살 수 있는가에 대한 회의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