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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15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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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신들이 즐비한 미국프로농구(NBA) 무대에서 1m83에 불과한 앨런 아이버슨(26·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은 2000∼2001시즌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뒤 수상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아이버슨이 ‘별중의 별’에 이어 진정한 최강자의 자리인 정규리그 MVP에 선정된다면 어떤 소감을 밝힐까.
NBA의 한해를 사실상 결산하는 올 시즌 정규리그 MVP가 16일 발표된다. 외신들에 따르면 아이버슨이 이미 MVP를 확정지은 듯한 분위기.
지난 시즌 MVP에 올랐던 샤킬 오닐(LA 레이커스·득점 3위, 리바운드 4위)과 빈스 카터(토론토 랩터스·득점 5위), 크리스 웨버(새크라멘토 킹스·득점 6위, 리바운드 7위), 팀 던컨(샌안토니오 스퍼스·득점 14위, 리바운드 4위)이 거론되지만 비중에서 ‘들러리’ 이상의 수준은 아니다.
아이버슨의 MVP 등극은 이미 일찌감치 예견됐던 일. 데뷔 첫해인 96∼97시즌 신인왕을 차지했던 아이버슨은 98∼99시즌 득점왕에 올랐고 지난 시즌 득점 2위로 한계단 물러앉았으나 올시즌 또 다시 경기당 평균 31.1점을 거두며 득점왕을 탈환했다. 아이버슨은 시즌중반 오른쪽 어깨와 골반뼈가 빠지는 부상으로 한동안 뛰지 못하는 바람에 82경기 중 71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50점 이상 득점 2번을 포함해 40점 이상 득점한 경기만 무려 17번에 이를 만큼 절정의 득점감각을 과시하며 팀을 18년 만에 동부콘퍼런스 정상으로 이끌었다.
올스타전 수상소감에서 밝혔듯 작은 키에도 장신 센터들을 무력화시키는 뛰어난 스피드를 자랑하는 아이버슨의 플레이는 ‘농구쇼를 집대성해 놓았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화려하다. ‘천재가드’란 찬사가 결코 아깝지 않을 정도.
아이버슨이 MVP에 선정되면 56년 MVP에 올랐던 밥 커시를 3㎝ 차로 제치고 역대 최단신 MVP로 기록된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