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달라진 고종수

  • 입력 2001년 5월 10일 18시 33분


“어머니 아버지 맘놓으세요. 열심히 할게요.”

요즘 ‘신세대 축구스타’ 고종수(23·수원 삼성)는 아침마다 아버지 고용오씨와 어머니 김경순씨의 배웅을 받으며 훈련장으로 향한다. 지난해까진 팀 숙소에서 총각 선후배들과 같이 지냈는데 올 초부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있는 집에서 출퇴근하고 있다. 이는 김호 감독이 정서적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이뤄진 조치.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지병인 천식으로 고생하는 아버지의 충고와 어머니의 각별한 관심 속에 생활하다보니 한층 정신적으로 성숙됐고 책임감도 강해졌다는 게 김 감독의 분석. 젊은 혈기에 다소 자유분방하던 생활도 자제하기 시작했다.

좀더 ‘큰물’에서 웅지를 펴보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다. 자신의 장기인 왼발 프리킥과 슈팅 연습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플레이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9일 열린 부산 아이콘스와의 아디다스컵 결승 1차전에서 멋진 왼발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내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3경기에서 4골. 원래 포지션이 공격형 미드필더인데 골감각이 살아나면서 요즘은 스트라이커로 전업해 팀의 정상가도를 주도하고 있다.

“연륜이 쌓이면 달라지는가 봅니다.” 김 감독은 성숙미를 보여주는 고종수의 변신에 흐뭇해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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