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1년 5월 6일 18시 34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수많은 사람들 중 범인을 찾아내는 일은 식은 죽먹기가 될 것이다. 폐쇄회로 TV 등에 잡힌 용의자의 얼굴로 경찰은 순식간에 범인을 알아내고 범인은 ‘10리’도 못가 붙잡힐 것이다.
미국 국방부는 10여년 전부터 대학 연구팀들에 얼굴인식 기술에 대한 연구를 의뢰했다. 국경 경비와 마약 밀수꾼 단속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얼굴인식 기술은 지금 어디까지 와 있을까. 최근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사용되고 있는 얼굴인식 시스템은 컴퓨터의 정보를 꺼내보려는 사람이나 경비초소를 통과하려는 사람의 신분을 확인하는 데에는 꽤 유용하다. 하지만 정작 범죄수사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수준. 조명이나 카메라의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사람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는 단계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얼굴인식 시스템이 경찰관들에게 도움이 된 사례는 더러 있다. 런던 이스트엔드의 우범지대인 뉴햄의 경우 얼굴인식 시스템을 설치한 후 범죄율이 30%나 줄어드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범죄자들이 이 시스템이 설치됐다는 얘기를 듣고 활동무대를 다른 지역으로 옮긴 것이 더 큰 역할을 했다. 이 시스템 덕분에 범인이 체포된 사례는 하나도 없었다.
현재 미국에서 얼굴인식 기술은 경찰서보다 카지노에서 오히려 더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카지노의 조명시설이 잘 되어 있는데다 수백 대의 감시카메라가 동시에 작동하고 있어 정확한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 사기 도박꾼이나 소매치기 등을 잡기 위해 감시카메라에 얼굴인식 시스템을 연결해 놓은 카지노는 미국 전역에 약 100곳쯤 된다.
얼굴인식 기술은 이밖에도 미아 찾기(웨스트버지니아), 훔친 신분증을 이용해 운전면허 시험에 응시하는 사람의 색출(일리노이), 같은 사람이 두 번씩 투표를 하는 경우 방지(멕시코와 우간다) 등에 사용되고 있다.
얼굴인식 기술은 그 유용성 때문에 앞으로 계속 발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 기술이 인권침해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 기술이 경찰서에서 본격적으로 쓰이게 되면 경찰관이 컴퓨터 앞에 가만히 앉아서 마치 거리에서 무단으로 불심검문을 하는 효과를 보기 때문이다. (http://www.nytimes.com/2001/05/03/technology/03FACE.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