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태조 왕건' 궁예 마침내 최후맞아

  • 입력 2001년 5월 4일 18시 52분


KBS1의 역사 드라마 ‘태조 왕건’에서 왕건 못지 않게 인기를 끌었던 궁예가 최후를 맞았다.

4일 오후 경북 문경새재 용추폭포의 커다란 반석에서 촬영된 ‘태조 왕건’의 120회 녹화장. 궁예는 마지막 술잔을 내린 뒤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이었어. … 허허 이렇게 덧없이 가는 것을”이라고 조용히 읊조린다. 그리고 왕건에게 “대업을 이루시게. 그 말을 하고 싶어 아우를 보자고 한 것이야”라며 은부 장군에게 자신을 베라고 재촉한다. 눈깜짝할 사이 은부의 칼에 궁예는 쓰러진다.

고려사 실록에는 왕건이 쿠데타를 일으킨 다음날, 궁예가 부양현(현 북한의 강원 평강군)에서 보리 이삭을 베어 먹다가 백성들에게 맞아 죽은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러나 드라마에서는 궁예 스스로 명예로운 죽음을 명령하는 것으로 처리됐다. 궁예가 일세를 풍미한 군주였다는 점을 고려해 역사 기록과 다르게 구성한 것이다.

이에 대해 안영동 부주간은 “지나치게 극화시켰다는 지적도 있으나 왕건의 혁명 이후 경기 포천 등지에 흩어져 있는 궁예의 행적을 보면 사실(史實)대로 비참하게 죽은 것 같지 않다”며 “고려사 실록은 승자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다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날 촬영된 궁예의 최후는 20일 밤 방영된다.

<문경〓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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