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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4월 30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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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B총출자액 중 각각 13%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이 북한의 총회 참석을 거부한 데는 나름대로 이유와 명분을 내세울 만도 하다. 미국의 국제금융기관법 등 국내법은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은행(IBRD) ADB 등 국제금융기관이 테러지원국으로 분류된 북한 리비아 이라크 등에 대해 지원하려 할 경우 미국측 대표는 무조건 이에 반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미국측의 동의를 얻으려면 우선 테러지원국이라는 오명을 벗어야 한다. 일본도 북한의 일본인 납치 의혹 등을 이유로 북한의 ADB 가입을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개방과 개혁을 위해서는 ADB 같은 국제기구에 북한이 적극 참석할 수 있는 길이 열려야 한다. 북한이 ADB에 가입하면 평양 당국은 당장 ADB측과 경제정책에 대한 협의를 정례화해야 하는 등 폐쇄 경제의 ‘뚜껑’을 스스로 열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무엇보다 중요한 대북(對北) 투자에 대한 국제적 신뢰를 쌓아갈 수 있게 된다.
현실적으로 볼 때도 북한의 ADB 가입은 북한의 경제사정을 호전시켜 남북한 관계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관계자들은 북한이 ADB에 가입하게 되면 파격적인 저금리로 몇 억달러는 쉽게 지원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북한은 한시가 급한 외자를 끌어들일 수 있고 우리는 우리대로 남북경협의 압박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북한이 ADB 가입의 장애가 되고 있는 테러지원국의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북―미관계가 정상화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문제 해결을 위한 전진적인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부정적인 대북 인식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의구심을 해소할 책임의 상당 부분은 평양측에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북한은 변한 것이 없다는 지적이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 북측에 대한 국제적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북―미간의 대화는 조속히 재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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