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소유즈 로켓 발사 둘러싸고 미-러 갈등

  • 입력 2001년 4월 27일 18시 40분


발사 준비중인 소유스호
발사 준비중인 소유스호
28일 오전 11시37분(한국시간 오후 5시37분)으로 예정된 러시아 소유스TM 로켓의 발사를 둘러싸고 미국과 러시아가 마지막 순간까지 갈등을 빚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소유스 발사 연기 요청을 러시아가 거부했기 때문. 소유스는 최초의 ‘우주관광객’인 미국인 데니스 티토와 유리 바투린 등 러시아 우주비행사 2명을 싣고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착할 예정이다.

미국이 발사 연기를 요청한 것은 ISS의 컴퓨터 고장으로 소유스가 ISS에 도착하기 전에 지구로 돌아올 예정이던 미국 우주왕복선 엔데버의 귀환이 연기됐기 때문이다. 에이린 홀리 NASA 대변인은 “엔데버가 ISS와 결합해 있는 상태에서 다시 소유스 로켓까지 ISS에 도킹을 시도하면 충돌 등의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 현재 ISS에 승무원 3명과 엔데버 승무원 7명이 탑승해 있는데 소유스 승무원 3명까지 가세하면 무리라는 지적.

그러나 러시아는 27일 “예정대로 발사한다”고 발표했다. 백만장자인 티토씨는 “소유스가 도킹하다가 ISS를 부수면 내가 새로 사주면 될 것 아니냐”고 큰소리를 쳤다.

티토씨 탑승 여부도 갈등 대상. NASA는 “비숙련 승무원인 티토씨가 탑승하면 다른 승무원에게 부담을 주는 등 안전이 위험해진다”며 그의 탑승을 가을로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우주여행을 시켜주는 대가로 티토씨로부터 2000만달러(약 260억원)를 받은 러시아의 고집으로 결국 티토씨의 우주행이 결정됐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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