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회담〓여야 3당 총무들은 오전과 오후 두차례 회담을 갖고 개혁법안과 해임건의안 중 무엇을 처리할지에 대해 승강이를 벌였다. 민주당과 자민련은 개혁법안을 우선 처리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한나라당은 해임건의안을 먼저 표결해야 한다고 맞선 것.
이는 양측 모두 상대 당이 자신에게 유리한 안건을 먼저 표결한 뒤 다른 안건은 거부할 것이라고 의심했기 때문.
결국 민주당이 개혁법안 4개를 둘로 나누고 그 사이에 해임건의안을 끼워 넣자는 절충안을 제시, 양측이 가까스로 합의에 이르렀다.
▽한나라당 의총〓총무 회담 직후 열린 의총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정창화(鄭昌和) 총무에게 “왜 여당에 질질 끌려 다니느냐”고 반발했다.
안상수(安商守) 의원은 “특검제도 들어가지 않는 부패방지법 같은 알맹이 없는 악법에 우리가 왜 들러리를 서야 하느냐”고 따졌고, 정인봉(鄭寅鳳) 의원은 “우리 당의 뜻이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2년 전부터 구조조정특별법 등 우리 당이 훨씬 더 개혁적인 법안을 냈는데, 총무 협상에서는 왜 민주당 안만 부각되느냐”(박종근·朴鍾根), “133석을 가진 우리 당이 왜 무조건 백기를 드느냐”(백승홍·白承弘), “필요하면 육박전이라도 한다는 적극적 자세가 필요하다”(김용균·金容鈞)는 등 지도부 성토 발언이 잇따랐다.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우리는 여당과 달리 일단 약속한 것은 지켜야 한다”며 즉석에서 총재단회의를 소집, 재협상 여부를 논의했다.
▽민주당 의총〓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총무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뒤 개혁 법안통과와 해임건의안 저지에 당력을 집중키로 의견을 모았다. 김중권(金重權) 대표는 “개혁법안은 투명한 정치를 위해 정치 사회적 패러다임을 바꾸는 법”이라고 말했다.
<윤영찬·선대인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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