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포커스]"일취월장하는 유럽파, 한국축구가 가야할 길이라는데…"

  • 입력 2001년 4월 26일 17시 42분


'말은 제주로, 사람은 한양으로, 그렇다면 축구선수는 유럽으로...!'

홍콩 칼스버그, 두바이컵 그리고 LG컵을 거치고 있는 히딩크호를 바라보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는 공통된 생각이다.

특히 유럽무대를 거치면서 일취월장하고 있는 선수는 설기현(22. 안트워프).

유럽선수에 뒤지지 않은 체격과 체력을 겸비한 설기현은 짧은 유럽생활이지만 몰라보게 달라졌다.

LG컵 1차전인 이란과의 경기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히딩크 감독은 '가장 뛰어난 플레이를 펼친 선수는?'이라는 질문에 서슴없이 설기현은 꼽았다.

벨기에 리그에서 풀타임 출장으로 인해 탁월한 체력을 인정받고 있는 설기현은 이날 경기에서도 후반 교체투입됐지만 탁월한 움직임과 볼터치로 히딩크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설기현 본인 역시 '이젠 상대 수비가 붙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고 할 정도로 거친 플레이속에서도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입장이 됐다.

이란전에서 선발 출장한 이동국 역시 정상적인 몸놀림을 보이진 못했지만 연습경기를 통해 상대를 등지는 플레이와 킥력 등에서 이전보다 한단계 올라선 느낌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단 출장기회가 많지 않았던 탓에 경기 운영과 흐름 속으로 파고 들어가는 부분에서 미숙한 점을 보였지만 대표팀 주전확보를 위한 히딩크의 눈도장은 어느 정도 받은 셈.

한편 오스트리아의 린츠에서 활약하고 있는 강철의 플레이는 더욱 인상적이었다.

한국대표팀의 수비핵인 홍명보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기용된 강철은 시험가동된 쓰리백 시스템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면서 공격과 수비의 간격을 좁히는 플레이는 만점에 가까웠다.

강철과 함께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활약하고 있는 최성용도 하석주와 짝을 이룬 윙백 플레이에서 과감한 공격가담과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선보이며 일본에서 활약할 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나이를 불문하고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수들의 활약을 지켜보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일한 생각을 한다.

'노는 물이 틀리군...'

고종수, 이천수 등 한국축구를 이끌어 나갈 재목들.

그리고 조만간 해외진출을 앞두고 있는 유망주들.

그들이 가야 할 길이 무엇인가는 앞서 유럽으로 진출한 선배들이 잘 보여주고 있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풍월을 들을 수 있는 곳이 어디냐는 것이다.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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