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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4월 24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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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성인의 절반 이상이 갖고 있는 병인 치질. 그러나 대부분 이 병을 ‘숨긴 채’ 10년 이상 고생하다 병원을 찾는다. 고생하는 유형은 두 가지.
회사원 안모씨(39)는 ‘돌쇠형’. 10년 전부터 약간씩 화장지에 연붉은 피가 묻어나왔지만 ‘바빠서’를 핑계로 돌쇠처럼 참기만 했다. 그러다 며칠 전 방귀만 뀌었는데도 피가 나와 깜짝 놀라 병원을 찾았다. 안씨의 경우 치질 부위가 항문 부위를 들락날락한 ‘중증’이었다.
반면 주부 임모씨(45)는 ‘떠돌이형’. 그는 돌팔이에게 바르는 약이 치질에 좋다는 말을 듣고 치질 부위에 온갖 약을 발랐다. 돌팔이에게 용하다는 주사도 수없이 맞았다. 결국 항문이 좁아지고 염증도 생겼다. 덩어리는 더 커졌으며 이젠 손으로 밀어넣어야 들어갈 지경.
치질은 초기에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다. 굳이 수술을 받지 않아도 불편함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말기’엔 환부를 도려내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치질이란 무엇?〓두발로 걷는 인간에게만 생기는 병이다. 의사들은 이를 병이 아니라 ‘노화의 일종’으로 본다. 항문 주위엔 혈관들이 많이 발달해 있다. 혈관들이 많으면 혈액이 많이 분포하게 된다. 오래 앉아 있으면 중력 때문에 혈액이 항문쪽에 쏠리게 된다.
화장실에서 변을 볼 때 배에 힘을 주게 되면 혈액이 항문으로 몰리게 된다. 그러다 보니 증가된 혈액으로 인해 혈관이 늘어난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현상.
하지만 스프링도 오래 사용하면 원래의 상태로 회복되지 못하 듯이 심하게 늘어난 혈관은 그 위를 덮고 있는 점막에 영향을 주어 함께 늘어나게 된다. 그렇게 늘어난 점막이 항문 밖으로 삐져 나오게 된다. 이때 삐져나온 점막덩어리를 ‘치핵’이라고 한다.
치질은 항문에 생긴 질환을 통칭하는 것으로 그 중 가장 흔한 치핵을 지칭할 때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명칭. 항문 입구에서 1.5㎝ 안쪽으로 톱니 모양의 치상선이 있는데 위쪽에 생긴 치핵을 내치핵, 아래쪽을 외치핵이라고 한다.
▽통증은 왜 생길까?〓변비 때문에 치질이 악화되기도 한다. 변이 나오지 않아 아랫배에 힘을 주게 되면 항문 주위로 혈액이 몰리어 점막이 더욱 늘어나게 된다. 또 딱딱한 변이 항문밖으로 삐져나온 점막을 자극하게 되면 헐어 연붉은 피가 나온다.
항문에 몰린 피가 배의 압력으로 다시 체내로 순환되지 못하고 항문 주위로 모여 서로 엉기게 되면 혈전이 생기고 반복적으로 생긴 혈전 때문에 항문 부위가 부어오른다. 이 때 신경을 자극하여 통증을 느낀다.
그러나 대부분의 치질환자는 통증보다는 선홍색 피와 삐져나온 점막덩어리 때문에 병원을 찾는다.
요즈음은 노화와는 상관없이 음주나 운전 등의 생활습관이나 맵고 짠 음식을 많이 먹는 경우 젊은층에게도 잘 생기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만능치료법은 없다〓임시치료와 근본치료가 있다. 치질의 단계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 치질인 경우 임시치료를 한다. 임시치료는 약물치료나 좌욕 외에도 ‘획기적인, 새로운’ 등으로 선전되는 치료방법인 적외선 응고법, 밴드결찰술 등이 있다.
이같은 치료는 초기에 생긴 내치핵이거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잠시 증상을 호전시켜야 할 필요가 있을 때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근본치료는 치핵의 뿌리를 뽑기 위해 의사가 눈으로 보면서 치핵 덩어리를 세밀하고 완벽하게 절제하는 것. 심한 치질에서는 근본치료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
요즈음은 수술 후 통증조절을 효과적으로 시킬수 있는 진통제가 많이 개발돼 있어 통증에 대한 두려움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최근 자동봉합치핵절제술이라는 것이 나오고 있다. 소위 무통치질수술법이다. 기존의 치질 수술에 비해 통증이 매우 적어 수술 후 주사나 약물 치료가 거의 필요 없으며, 항문 협착이나 괄약근 손상과 같은 합병증도 발견되지 않아 통원치료 횟수가 줄게 된다.
하지만 내치핵 중에서 제한된 경우에만 해당되며 심한 내치핵일 때는 수술로 완치를 기대할 수 밖에 없다. (도움말〓대항병원 강윤식원장,한솔병원 이동근원장,송도병원 이종균원장)
<이진한기자·의사>likeday@donga.com
◇치질 예방 요령
치질도 예방이 가능한 병이다. 초기에 병원 치료와 함께 생활요법을 곁들이면 증세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올바른 배변 습관이 중요하다. 규칙적으로 화장실에 가고 한 번에 10분 이상 변기 위에 앉아 있지 않도록 한다. 오래 앉아 있으면 항문 주위에 집중적을 피가 몰리므로 좋지 않다.
항문 주위를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도 기본. 하루 두 세 차례에 걸쳐 3∼5분 정도 좌욕으로 항문 주위의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면 치질을 예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초기 치질의 증세 개선에도 좋다.
바지나 팬티는 몸에 꽉 조이는 것을 피하고 특히 속옷은 공기 소통이 잘되는 면 소재를 입는다.
또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맵고 짠 음식을 피하고 현미 채소 잡곡 해조류 등 섬유질이 듬뿍 든 음식을 먹도록 한다. 식이섬유는 장운동을 촉진하고 장의 수분 흡수를 조절해 변을 부드럽게 만든다.
<이진한기자·의사>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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