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포커스] 아름다운 기부 2題

  • 입력 2001년 4월 23일 18시 41분


▼도서출판 범우사 윤형두대표 30여년 수집 장서2만권 기증▼

국내 문고판 서적의 산실(産室) 역할을 해온 도서출판 범우사의 대표 윤형두(尹炯斗·67)씨가 분신처럼 아껴온 장서 2만여권을 전남 순천대에 기증키로 했다.

전남 순천이 고향인 윤대표는 “후학들의 학문 연구와 학교 발전을 위해 그동안 모은 장서 2만권을 기증키로 했다”며 다음달 초 1차로 4000여권을 대학측에 보내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윤대표가 이번에 기증하게 될 장서들은 30여년간 출판인의 외길을 걸어오면서 수집한 전집류와 인문사회 과학 분야 관련 전문 서적.

순천대 전신인 순천농고를 졸업한 윤대표는 동국대 법대를 나와 66년 범우사를 창업한 뒤 ‘범우출판장학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한국출판협회장을 맡고 있다. 순천대는 교내 도서관에 ‘범우 윤형두 문고’란 이름의 기념 서가를 따로 마련키로 했다.

<순천〓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홀몸 날품팔이 박일분할머니 전재산 5억원 장학금 쾌척▼

홀몸으로 평생 날품팔이와 농사일을 해온 박일분(朴一粉·73·경북 상주시 낙양동) 할머니. 그가 피땀 흘려 일궈온 논(480평) 밭(66평)과 28평짜리 주택 등 시가 5억원 상당의 전 재산을 장학금으로 써 달라며 23일 상주대에 기부했다. 박씨는 “많은 돈은 아니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계속하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상주가 고향인 박씨는 해방 전 돈을 벌어오겠다며 일본으로 건너간 남편의 소식이 끊어진 뒤 6·25전쟁 때는 설상가상으로 두 아들을 모두 잃고 25세의 나이에 홀몸이 됐다. 그 후 박씨는 생계를 꾸리기 위해 행상과 날품팔이를 하는 등 갖은 고생을 하면서도 평소 근면하고 검소한 생활로 지금의 재산을 일궜다.

한편 상주대는 박씨의 뜻을 기리기 위해 교내에 ‘장학후원동산’이란 조그만 공원을 조성, 24일 개교 80주년 행사 때 개장식을 갖기로 했다. 학교측은 학기마다 우수 학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상주〓이혜만기자>ha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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