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LG텔레콤 어디로 가나

  • 입력 2001년 4월 15일 18시 41분


LG텔레콤의 유상증자가 2대 주주인 브리티시텔레콤(BT)과 개인투자자의 불참으로 사실상 실패로 끝나면서 향후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4.4%라는 저조한 청약률로 대규모 실권사태가 불가피해진 LG텔레콤이 앞으로 어떻게 영업자금자금을 마련하고 또 IMT―2000 사업의 재원은 어떤 방식으로 조달할 것인지를 두고 시장은 불안한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미 1대 주주인 LG전자는 유상증자에만 참여하고 실권주는 인수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LG텔레콤측도 추가 증자는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번 유상증자 실패의 원인을 취약한 재무구조와 시장가보다 높은 발행가, IMT―2000 동기식 사업 추진 등에서 꼽고 있다. 신용등급 하락과 부채증가 등으로 재무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과정에서 동기식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 자체가 투자자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는 것.

일부에서는 BT가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은 것을 두고 “지분철수를 위한 수순 밟기가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신영증권 박세용 연구원은 “자금압박을 받고 있는 BT는 이미 홍콩과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5개국에 투자한 지분을 회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LG텔레콤의 주가는 동기식 사업 진출시 정부가 출연금을 얼마나 깎아주느냐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 최인호 애널리스트는 “LG측이 요구하는 금액과 정부가 제시한 금액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출연금 규모를 예상하기는 쉽지 않지만 LG가 높은 출연금 부담을 안고 동기식 사업을 추진한다면 계열사 주가까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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