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대전 '체험학습' 말썽…학교측서 일방결정 통보

  • 입력 2001년 4월 12일 21시 40분


대전시 교육청이 특수시책으로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5월 가정의 달 체험학습’ 일정이 학교측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돼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체험학습이란 학생들이 이틀동안 등교하지 않은 채 부모와 함께 친지방문 등 다양한 학습체험의 기회를 갖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

그러나 대전시내 초등학교의 75%인 85개교가 올해 체험학습 일정을 획일적으로 5월 7∼8일 이틀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나머지 학교는 9월과 10월에 나눠서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학부모들은 각 가정의 여건에 맞춰 자율적으로 정해야 할 체험학습일을 일방적으로 정해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른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초등학생 학부모인 이모씨(39·유성구)는 “일방적으로 날짜를 정해 맞벌이인 우리 부부는 출근하고 자녀만 혼자 집에 남게 됐다”며 “부부 가운데 한 명은 예정에도 없는 휴가를 내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임모씨(43)도 “5월말 직장에 휴가원을 제출한 뒤 가족휴가를 갈 예정이었으나 학교측에서 7,8일로 잡는 바람에 일정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전시내 초등학교는 지난해에도 체험학습 일정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바람에 참여율이 저조하고 학습효과도 적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일부 학부모는 “어린이 날인 5일과 일요일인 6일에 이어 7,8일을 체험학습일로 계획한 것은 교직원들이 쉬기 위한 것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권장했으나 일정이 겹쳤다”며 “각 학교에 학부모들의 의견을 들어 조정하도록 권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이기진기자>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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