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우승보다 더 값진 준우승

  • 입력 2001년 4월 11일 22시 52분


어려운 형편속에서도 전국 준우승이라는 영예를 거둔 강원 태백 황지초교 여자핸드볼 팀이 최근 지역사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9일 태백 황지초교 운동장에서는 경기도 강화에서 이달초 개최된 제20회 KBS기 전국 시도대항 초교 핸드볼대회에서 준우승을 한 이학교 여자 핸드볼팀의 눈물겨운 시상식이 있었다.

이날 전원웅(全元雄) 교장은 "역경을 이겨낸 핸드볼팀의 준우승은 우승에 못지 않은 쾌거였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대회에 참가한 황지초교 핸드볼팀은 선수 전원이 8명으로 주전 7명보다 고작 한명 많은 초미니팀인데다 평균 신장도 145㎝로 가장 적었지만 매경기마다 명승부를 연출해 갈채를 받았다.

더욱이 골키퍼인 신모양(12·6년)이 홀어머니, 주전 공격수인 김모양(11·5년)이 할머니와 사는 등 어려운 가정형편을 이겨내고 일궈낸 것이어서 값진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아버지하고만 살아 따뜻한 밥을 먹기 어려웠던 장모양(12·6년)의 경우 동료 선수들이 겨울방학동안 일주일씩 돌아가며 집으로 초청, 숙식을 함께 하기도 했다.

다른 선수들도 비인기종목과 탄광촌이라는 어려움 때문에 선수들은 빵 1개와 우유 등 최소한의 간식으로 허기를 때우며 강훈을 거듭해왔다.

박준희코치(여·25)는 "창단 6년만에 이뤄낸 준우승의 영예는 선수들의 우정과 동료애 덕분이었다"며 "주위 분들의 따뜻한 관심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태백=경인수기자>sung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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