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증시포커스]미 증시 폭등이 최대의 호재

  • 입력 2001년 4월 11일 08시 04분


미국 증시 폭등이 국내 주식 시장에는 가장 큰 호재다.

전날 나스닥 종합지수는 6.09%나 오르며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우지수도 2.62% 올라 1만선을 회복했다. 전날 폭등은 미국 경제가 올해 하반기부터 회복할 것이며 따라서 증시의 추가 하락은 없을 거라는 기대감이 팽배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금리인하 재료만으로 오르던 최근의 사례와는 구별된다.

국내 증시도 그동안 약세를 면치 못했던 기술주 중심으로 큰 폭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에서도 대표적 기술주인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시스템스 등의 주가가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9.9%나 올랐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의 큰 폭 매수도 기대할 만 하다. 최근들어 미국 반도체 주가와 국내 외국인 매수세는 거의 정방향이라는 점에서 볼 때 연중 주가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삼성전자 등 외국인 선호주의 부진 탈출이 예상된다.

한편 정부는 이번주에만 8000억원 규모의 연기금을 주식시장에 투입하겠다고 했다. 주식시장에 뚜렷한 매수세력이 등장한 것이다. 원/달러 환율도 사흘째 하락세다.

그동안 국내 증시를 짓눌렀던 미 증시 불안, 매수세력 부재, 환율 상승 등의 악재가 대부분 해소돼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복병이 있다. 12일은 지수옵션 4월물 만기일이다. 3500억원이 넘는 차익거래 잔액이 쌓여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로그램매매로 쌓여 있는 이 차익거래 잔액 중 어느정도가 매물로 풀릴지는 미지수다. 그 양이 많으면 우량주 주가회복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상이 쉽지 않지만 증권 전문가들은 대락 1500억원정도 물량이 풀릴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닥 시장은 그동안 미국 나스닥 시장의 변화에 따른 지수 탄력도가 더 컸던 것을 볼 때 거래소보다는 한단계 높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새롬기술, 다음, 한글과컴퓨터 등 인터넷주와 주성엔지니어링 등 반도체 관련주들이 장 시작과 동시에 큰 폭 상승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매수세에 따른 한통프리텔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의 선전도 기대할 만 하다.

그러나 최근들어 7일째 지속되고 있는 3억주 이하의 부진한 거래량이 해소되지 않는 한 반등에는 한계가 있을 거라는 지적도 있다.

양영권<동아닷컴 기자>zero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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