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남경희/교육대 남학생 병역면제 부활을

  • 입력 2001년 4월 8일 19시 32분


초등학교 교단에 남자 교사의 비율이 30% 내외에 불과하고 여교사의 비율이 날로 높아지고 있어 학교 운영에 많은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이다.

단체활동지도, 수련 활동, 운동회 행사 등의 물리적인 힘을 요구하는 부분이나 남성적 권위를 필요로 하는 부문의 역할이 학교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그 실례들이다. 도서벽지 근무 역시 여교사보다 남교사에게 보다 적합하고 보다 많은 역할이 기대되는 부문이라 하겠다. 논란은 있지만 현대 사회의 특성상 남자 아동들이 여성화 경향을 보인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교사 비율의 증가로 남자 아동들의 여성화 경향이 보다 더 심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여교사의 출산이나 육아로 인한 휴가, 휴직에서 오는 문제도 학교 운영에 얼마간의 지장을 주고 있다는 점도 사실이다.

그런데 초등학교에서 남교사의 비율이 여교사의 비율에 비해 상대적으로 현저하게 떨어지는 이유는 교육대의 학생 선발 제도에서 비롯된다. 전국의 11개 교육대에서는 신입생을 모집할 때 어느 한 성의 비율이 60∼75%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초등교사는 여성에게 매우 적합한 직업으로 인식되고 있어 교육대에는 성적이 우수한 여학생들이 많이 지원하고, 그 결과로 초등학교의 여교사 비율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필요한 남교사를 어떻게 하면 보다 더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 이에 대해서 혹자는 해결 방안으로 교원의 처우 개선을 들고 있다. 교원의 처우는 반드시 개선돼야 할 일이지만 처우가 개선되면 남학생은 물론 남학생 이상으로 우수한 여학생들이 더욱 많이 지원할 것이기 때문에 성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없다. 또 다른 혹자는 현행 성비의 비율을 더욱 제한할 것을 주장한다. 그러나 여성단체에서 현행 교육대의 성비 제한마저 성차별로 인식하고 있어 실현이 불가능하다.

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 가지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여성단체들의 양해를 얻어 교육대의 남녀 성비를 50대 50으로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안은 여성단체들의 주장을 미뤄 볼 때 실현이 불가능할 것이다. 둘째, 남자 교육대를 별도로 설립하는 방안이다. 이것은 국가적 필요에서 설립하는 것이기 때문에 성비 논란의 여지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현행 교사 임용 제도는 무시험 임용이 아니라 임용시험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성차별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셋째, 교육대를 지원하는 남학생들에게 병역면제 혜택을 주는 방안이다. 병역면제 제도는 과거에 성공한 적이 있다. 이 제도를 다시 부활해서 우수한 남학생들이 교육대에 많이 지원하도록 하는 것이다.

아동에게 보다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 초등학교 교단이 처한 어려움을 덜어 주기 위해서 관계 당국은 이해 당사자들과 충분히 숙의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남경희(서울교대 교수·사회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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