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입는 컴퓨터'가 몰려온다

  • 입력 2001년 4월 8일 18시 36분


“컴퓨터 이제는 입고 다니세요.”

지난달 독일 하노버 세빗2001 전시회장에서 만난 독일 아스트리움사의 한 직원은 입는(wearable) 컴퓨터의 우수성을 설명하느라 입에 거품을 물었다. 입는 컴퓨터야말로 개인휴대단말기(PDA)와 노트북PC의 장점을 고루 갖춘 차세대 개인정보기기라는 설명. 간편히 휴대할 수 있지만 PDA처럼 기능이 제한적이지 않고, 노트북PC나 데스크톱PC처럼 부피가 크고 무겁지도 않단다.

불과 몇 년 전 입는 컴퓨터는 상상 속의 이야기였다. 지금은 연구실 프로젝트가 아닌 실제로 살 수 있는 제품들이 나타나 대중화를 예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휴대용PC가 컴퓨터 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것처럼 조만간 ‘입는 PC’가 큰 유행을 탈 것으로 보고 있다.성장성의 한계에 직면한 컴퓨터시장과 달리 세계의 입는 컴퓨터 시장은 매년 120%씩 성장한다는 것.

아스트리움의 입는 컴퓨터 ‘사이버컴패니언’은 배낭형 컴퓨터를 고글이 달린 헤드셋과 연결한 제품. 음성인식 장치가 내장돼 목소리로 컴퓨터를 조작하고, 고글이 컴퓨터 모니터 구실을 한다. 무게가 가볍고 장시간 사용이 가능해 의료 및 제조업 분야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다.

필립스와 리바이스는 정보단말기 일체형 재킷‘ICD’(Industrial Clothing Design)를 개발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재킷이지만 휴대전화와 MP3플레이어, PDA를 옷속에 장착해 거리에서도 이러한 기기를 활용할 수 있다. 또 옷 속에는 각종 배선장치가 들어 있어 인체 내 반경의 소규모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다. 두 회사는 사용자의 기분에 따라 재킷의 색깔이나 무늬를 바꾸는 기능도 선보일 예정.

히타치는 입는 인터넷정보단말기를 선보였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콜로라도마이크로디스플레이 사이버노트 시마주 등과 컨소시엄(WIA)을 만들었다. 히타치의 입는 정보단말기는 무선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고 모든 조작은 ‘핸즈프리’ 방식으로 이뤄진다. 머리띠처럼 이마에 두르는 화면장치는 13인치 TV를 보는 효과를 낸다.

이 밖에 웨어릭스의 ‘웹리포터’는 인터넷 생중계를 위해 고안된 입는 컴퓨터. 마이크와 카메라를 내장해 웹PD나 웹리포터가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 방송을 진행할 수 있다. 라이마가 선보인 ‘스마트샤웃’은 허리띠형 PDA와 휴대전화를 통합한 제품으로 외부에서도 그룹회의와 핸즈프리 통화가 가능하다.

프랑스의 알카텔이 고안한 ‘블루투스 재킷’은 미래형 입는 컴퓨터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제품. 옷 속에 각종 컴퓨터 회로를 내장해 옷 자체가 첨단 정보기기가 된다. 팔뚝 부분에 휴대전화와 컴퓨터 기능을 통합한 단말기가 달려있다. 지퍼 고리형 블루투스 장치및 고글형 화면장치와 연결되어 있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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