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이총재 "국정 줄줄이 난맥…"

  • 입력 2001년 3월 20일 18시 38분


한나라당은 20일 건강보험 재정파탄 문제를 계기로 김대중(金大中)정부의 국정 난맥상을 지적하며 총체적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서울 가회동 자택에서 기자들과 아침 식사를 같이 하면서 현 정부의 국정운영시스템을 문제삼았다. 현안마다 국민적 공감을 얻어 차근차근 추진하는 게 아니라 한 건 한 건씩 해치우는 식으로 일을 하다보니 부작용이 속출한다는 주장이었다.

교육분야에 대해 이총재는 “건강보험처럼 당장 파탄 상황이 눈에 띄지 않아 심각성을 모르는지 몰라도 망국(亡國)의 문제이다. 이런 식으로 가면 한국에서 교육받아 성공할 수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또 경제분야에 대해선 “지난번 공적자금 40조원을 동의해주었지만 (이 정도로는) 턱도 없으며, 특히 현대문제를 덮는 식으로 가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총재는 이어 “건강보험 문제에 국한하지 말고 근본적인 국정운영의 철학과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며 “현 정부의 임기가 앞으로 2년도 채 안 남았는데 파국을 막으려면 그런 자세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정권의 능력과 의지로는 도저히 안된다”며 야당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주요 당직자들도 정부 여당의 정국 운영 능력을 의문시하며 책임을 추궁했다.

김기배(金杞培)사무총장은 “개혁을 하겠다고 하면서 개악(改惡)한 것이 어디 한두 가지인가”라고 묻고 “대통령이 사사건건 야당과 싸울 것이 아니라 빨리 민주당 총재직을 내놓고 초연한 자세로 국정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청원(徐淸源)지도위원은 “과거 같으면 국무위원 전원에 대해 모두 별도의 해임안을 내 경각심을 주었을 것”이라고 말했고, 김기춘(金淇春)정책위부의장은 “교육 외교 의료 복지 등 국정 전반이 파탄인데 청와대나 정부, 당이 모두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고 비난했다.

장광근(張光根)수석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준비 안된 대통령’과 ‘준비 안된 여당’ 때문에 온 국민이 죽어나고 있다”면서 “모든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고 말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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