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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3월 12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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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의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미국 언론의 이같은 보도는 "잘 될 것"이라는 낙관론에 익숙해 있던 한국민에겐 충격이었다.
회담 전 정부 당국자들은 일관되게 "양국간에 이견은 있을 수 없다. 정상회담에서도 깜짝놀랄 만큼 만족스런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마치 회담에서 이견이라도 있으면 큰일이라도 날 것 같은 분위기를 미리 만들어 왔었다.
회담 전과 후, 정부측 장담과는 달리 한미간의 판이한 인식차를 확인해야 했던 이유를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정부의 안이한 태도를 짚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다.
리처드 아미티지 미국 국무부 부장관(당시 내정자)은 1월19일 방미중이던 민주당 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에게 '햇볕정책'이란 용어 사용에 문제를 제기했다. 2월초 이정빈(李廷彬)외교통상부장관의 방미 때도 콜린 파월 국무장관 등 미측 인사들은 북한 미사일과 재래식 무기 등에 대한 강경입장을 밝혔다.
한미간 시각차는 이미 예고됐던 셈이었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이 대북정책에서 한국을 불편하게 만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미티지 부장관의 발언이 보도됐을 때도 정부측은 "그의 사견일 뿐"이라고 일축했었다.
그러던 정부의 태도가 막상 한미정상회담을 가진 뒤 백팔십도 달라졌다. 당국자들은 "북한에 대한 시각이 똑같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하고 있다.
옳은 말이다. 국가간에 생각이 다르고 이해가 상충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김대통령이 귀국 인사에서 밝혔듯이 한미간 이견조절은 이제부터 충분히 협의해 나갈 수 있는 문제다.
다만 회담을 갖기전 정부 관계자들이 좀더 솔직했더라면 회담준비가 보다 충실해졌을 것은 물론 국민도 충격으로까지 느끼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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