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가이스터즈>, 방영 시간대에 네티즌들 불만

  • 입력 2001년 3월 12일 17시 47분


"MBC는 우수한 프로그램을 잘못된 편성으로 인해 죽이고 있다. 당장 <가이스터즈>의 방송 시간대를 늦춰 달라"

"오후 5시20분이면 청소년이 아니라 초등학생들도 시청이 거의 불가능한 시간대다. 모처럼 볼만한 국산 애니메이션을 발견했는데, 어린이들도 보기 힘든 이른 시간에 방송을 하면 청소년들은 도대체 언제 보란 말인가?"

"중학생인데요, <가이스터즈>를 7시 이후에 방송해 주세요. TV에서 못보면 인터넷에서라도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저작권 때문에 VOD 서비스도 되지 않아 답답하네요"

지난 1월 5일부터 MBC TV에서 매주 금요일 오후 5시 20분에 방영돼 온 SF 애니메이션 <가이스터즈>의 시간대를 놓고 네티즌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청소년 애니메이션을 표방하는 작품이니 만큼 방과 후에 시청할 수 있도록 방송시간을 늦춰달라고 요구하고 나선 것.

2D와 3D를 결합시킨 <가이스터즈>는 총 65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26부작으로 제작되는 초대형 국산 애니메이션. 서기 2099년을 배경으로 전쟁과 인류 평화를 다룬 <가이스터즈>는 기존의 TV 애니메이션과 달리 12세 이상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다. '프레임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는 이 작품은 10회까지 방영된 현재까지 SF물의 치열한 전투나 로봇, 주인공들을 비교적 잘 묘사해 왔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MBC의 만화 편성은 KBS가 오후 4시 10분부터 7시까지 시간대별로 만화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편성한 것과 특히 비교된다. <가이스터즈>의 방송 시간대 변경을 주장하는 네티즌들은 "MBC는 비단 <가이스터즈> 뿐이 아니라 SBS나 KBS에 비해 만화 프로그램의 방영 시간대가 1시간 정도 이르고 그 종류도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또 타 방송사의 인기 만화인 <디지몬 어드벤처>(KBS 2TV 월·화 6시~6시 30분), <포켓 몬스터>(SBS 6시 15분~40분)의 시간대보다도 <가이스터즈> 방송이 3~40분 이른 것도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한 시청자는 "일본 애니메이션이 국산 애니메이션의 발전을 해친다고 하더니, 방송사의 시청률 과잉 경쟁에 따른 제멋대로 편성이 <가이스터즈>같은 좋은 작품에 더 해를 끼친다"고 꼬집었다.

MBC 만화 제작국의 한 관계자는 "<가이스터즈>가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시청률이 높지 않아 제작진들도 실망이 크다"며 "네티즌들의 요구대로 봄 개편때 시간대를 늦출 지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과연 시간대를 1시간 정도 늦추는 것이 프로그램의 인기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는 미지수"라며 "방영 시간대 변경을 외치는 시청자의 수가 전체 애니메이션층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지극히 소수인 것이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오현주<동아닷컴 기자>vividr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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