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야후 경영악화 CEO 교체…팀 쿠글 회장으로 퇴진

  • 입력 2001년 3월 8일 18시 36분


세계 최대의 인터넷 포털업체 야후의 팀 쿠글 최고경영자(CEO)가 7일 사임했다.

그는 모토롤라 이사와 인터멕 사장을 거쳐 95년 야후 CEO에 영입됐다. 검색 전문사이트에 지나지 않았던 야후를 전자상거래와 E메일서비스를 포함한 종합 포털서비스 업체로 바꾼 일등 공신이었다.

▼주가 1년새 90% 하락▼

하지만 1억8500만명의 이용자에도 불구하고 광고 수입 축소 등으로 최근 경영난이 심화되자 책임을 진 것. 회장직은 유지하기로 한 그는 “임원진 개편은 회사의 다음 단계 발전을 위해 관리자들이 좀더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야후는 이날 1·4분기 예상매출액을 1억7000만달러로 밝혔다. 이는 월가 분석가들이 예상해온 2억4000만달러에 크게 못미치는 실적. 이 발표와 함께 CEO 사임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나스닥 시장에서 야후 주가는 주당 20.98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월 기록했던 사상최고치 주당 205달러에 비하면 무려 90% 이상 하락한 것이다.

팀 쿠글

▼광고수입 줄어 실적 저조▼

수전 데커 최고재무담당자(CFO)는 “경기침체로 총수입의 90%을 차지하는 광고 수입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며 “올해 경영실적은 손익분기점을 상회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야후는 11억달러의 매출액을 기록, 전년대비 200% 가까이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해말 이후 닷컴기업 주식 거품이 꺼지며 광고 수입이 70% 가까이 급감, 급성장 추세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초 1000억달러에 달했던 야후의 주식 시가총액은 주가 급락에 따라 지금은 110억달러로 떨어졌다.

야후는 경영혁신을 위해 신임 CEO를 외부에서 영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 한달 사이 유럽과 아시아 지역 경영책임자가 물러난 데 이어 쿠글 대표까지 퇴진함에 따라 후임 CEO 물색은 쉽지 않을 것 같다.

▼합병통한 위기타개 나설듯▼

인터넷 업계에서는 야후가 경영난 타개를 위해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미디어 기업과 합병을 모색할 것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8일 야후가 아메리카온라인―타임워너와 경쟁하기 위해 월트디즈니, 비아콤 등 대형 미디어 기업과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17억달러의 현금조달 능력을 보유한 야후는 아마존 등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여타 닷컴기업과는 달리 곧 경영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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