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방화 안타까운 '살신'…부산 빌딩화재 소방관1명 사망

입력 2001-03-07 18:33수정 2009-09-21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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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한 김영명소방관 시신을동료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수습하고 있다
7일 부산의 10층 빌딩 화재현장에서 또다시 발생한 소방관의 죽음이 시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화재 및 사망 경위〓부산 연제구 연산5동 인회빌딩 10층의 다단계 판매업체 오리오㈜ 직원 정모씨(32)는 “점심시간 직전 투자자인 김대용씨(36)가 대구지사장 권기석씨(31)와 함께 가방을 들고 사장실로 들어간 뒤 돈문제로 심하게 다투는 소리가 들리다 잠시 후 사장실에서 ‘꽝’ 하는 폭발음과 함께 불이 나 급히 대피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불이 나자 소방차 26대와 소방대원 100명이 5분 만에 출동, 진화작업을 벌였다. 진화작업이 시작된 뒤 10분쯤 지나 다시 사장실 쪽에서 ‘꽝’하는 소리와 함께 강력한 폭발이 일어나면서 두께 5㎝의 사무실 천장이 모두 내려앉았다. 김영명소방장(40)이 콘크리트 더미에 깔리고 근처에 있던 다른 소방관 2명은 불길에 휩싸였다.

소방관들이 불길 속에서 콘크리트 더미에 깔려 있는 김소방장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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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투자자 김씨가 “투자금 1700만원을 돌려주지 않아 홧김에 가방에 넣어간 시너를 담배를 피우고 있던 권씨의 얼굴에 뿌렸으며 그 순간 불이 났다”고 진술함에 따라 가방 속에 남아 있던 시너통이 다시 폭발하면서 천장이 무너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가재뽑기와 인형뽑기 오락기에 투자하면 매월 원금의 20%를 배당하겠다며 400여명에게서 100억원을 끌어들였다가 부도를 냈으며 대표 이모씨(33)는 잠적했다.

불이 나자 1층 국민은행 고객과 각 층 사무실 직원 200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으며, 빌딩 앞 중앙로가 2시간여 동안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었다.

▽숨진 김영명 소방장〓김소방장은 88년 2월 소방사로 임관한 뒤 지난해 10월 동래소방서 수안소방파출소에 배치된 베테랑 소방관. 지난해 말 개최된 부산시 ‘소방왕’ 경진대회에서는 4위를 차지했다.

그는 화재현장에서 가장 선두에 서는 방수장 보직을 맡고 있어 진화에 항상 앞장섰을 뿐만 아니라 실력과 경험이 뛰어나고 후배들을 동생처럼 보살펴 수안소방파출소에서는 ‘큰형님’으로 통했다.

역시 이날도 연기가 자욱한 화재현장에서 진화를 지휘하던 중 변을 당했다.

또 그는 가정에서는 80세 노모를 극진히 모시는 효자였으며 부인 박미영씨(35)와 초등학교 5학년생인 딸 혜민양(11), 늦둥이 아들 준섭군(5)에게는 듬직하고 자상한 남편이자 아빠였다.

<부산〓석동빈기자>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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