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제]"아시아경제 올해 빠르게 둔화"…휴버트 나이스

  • 입력 2001년 3월 2일 12시 16분


휴버트 나이스 전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이 아시아의 경제 성장은 올해 수출 감소로 인해 빠르게 둔화되며 일본 역시 침체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AFP는 도이체방크 아시아 영업책임자로 자리를 옮긴 나이스가 도이체방크와 메릴린치 공동 주최로 이날 마닐라에서 열린 비즈니스 회동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그러나 나이스가 아시아가 지난 97∼98년과 같은 금융위기로 또 다시 빠져드는 일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고 덧붙였다.

나이스는 이 자리에서 "미국의 경기 둔화가 아시아의 성장을 크게 늦출 것"이라며 "미국에 대한 아시아의 수출이 분명히 줄어들며 미 경기 둔화가 다른 나라들에도 여파를 미쳐 결국 이들에 대한 아시아의 수출이 위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환율과 외채지불 능력이 지난 97∼98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기 때문에 제2의 금융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나이스는 내다봤다.

나이스는 이어 "일본의 경제 성장이 중지될 위험이 있다"면서 "그러나 세계경제 추이와 일본의 경제정책 및 엔환율이 어떻게 전개될 지에 좌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화가치에 대해 그는 "약세가 지속돼 일본의 수출 확대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시아 수출의 견인차인 전자산업이 올해 '순환적 둔화'의 타격을 받을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시아 국가별 성장 속도에 대해 나이스는 중국과 인도가 올해 각각 7.8%와 6.5%의 성장을 이루는데 반해 나머지 아시아 주요국들은 작년의 5∼6%에 크게 못미치는 3∼4%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나이스는 지적했다.

나이스는 아시아가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개혁을 지속하고 정치적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릴린치의 빈센트 로 수석연구원은 "아시아에 대한 자본 차입이 줄어 역내 통화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완화된 통화 정책을 운용하더라도 여신 수요가 줄어들어 그 효과를 감소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는 특히 "일본이 올 상반기 또다시 침체로 빠져들 수 있다"면서 연말까지 엔/달러 환율이 130엔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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