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국민과의 대화 초점]

입력 2001-03-01 23:42수정 2009-09-21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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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첨1- 경제회복 대책▼

―언제쯤부터 경기가 좋아지나.

“작년 하반기부터 경기가 나빠진 것이 사실이다. 세계적인 추세이다. 개혁을 좀더 신속히, 철저히 하지 못해 경쟁력이 약화된 게 경기 둔화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1, 2월에는 9억달러 흑자를 냈다. 하반기부터는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본다. 미국 경제가 좋아지게 되면 우리 경기도 급속히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

―다시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약간 주가가 높아지는 등의 일시적 현상에 결코 낙관하지 않는다. 민간이 중심이 돼서 철저히 구조조정하고, 돈 버는 기업은 지원하고, 돈 못버는 기업은 도태시켜 경제 체질을 강화시켜야 한다.”

―4대 개혁에 대해 말해 달라.

“자랑하는 것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IMF는 외환위기를 겪은 나라 중 한국의 4대 개혁에 90점을 준다고 했다. 그러나 4대 개혁은 완성된 것이 아니고 경제를 바로 잡는 토대를 세운 것이다. 다만 노동 분야는 미흡하다는 평가가 있는 게 사실이다.”

―금융구조조정이 잘됐는지 의문이다.

“정부가 과거와 같이 금융기관에 대해 퇴출하라, 말라 하지 않는다. 다만 중소기업 등 특별히 지원하고 보호할 분야에 대해선 대출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기업이) 돈벌이 못하면 도와주지 않을 것이다. 과거와 같이 정치권력이 봐준다거나 적당히 끌고 가지 않는다.”

―1년 동안 가스 요금이 25% 올랐다.

“국제유가가 폭등해 가격 앙등이 있었다. 유가가 내려가면 가스값도 내려갈 것이다. 그러나 다른 분야에서는 정부가 최선을 다해 작년에 물가 인상을 3% 이내로 잡았다. 올해도 상반기 공공요금을 올리지 않고 3% 이내로 억제하겠다.”

―화의 워크아웃 법정관리기업도 회생 가능하면 신속히 지원해야 한다.

“돈벌이 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은행에 돈이 남아나는데 왜 안주겠느냐. 기업은 이제 돈을 빌리는 데 정치적 배경도 필요 없고 담보물이 없어도 된다.”

―‘성공한 분식회계’와 ‘성공한 비자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정부가 아는 한 절대로 용서하지 않는다. 철저히 책임을 추궁할 것이다. 대우에서도 최고위급 중역들이 10명 가까이 구속됐다. 결코 노동자만 희생시킨다거나, 경영자들을 적당히 봐주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대우의 회장된 분은 국외에 도피해 있다. 어디 있는지 잘 몰라 외교통상부가 파악하고 있다.”

▽의미

작년 말 이후 침체된 경기가 올 하반기부터 살아날 것이며 미국 경제가 좋아지면 급속히 회복될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김대통령이 그 근거로 든 금융 기업 공공 노동 등 4대 개혁의 성공은 일반 국민의 시각과는 상당히 거리감이 있다는 평. 특히 많은 국내 경제전문가들이 문제점으로 지적한 일부 부실대기업에 대한 특혜성 봐주기 정책이나 공기업 낙하산 인사 등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 부분적으로는 지나치게 원론적인 면만을 강조했고 전체적으로는 장밋빛 전망을 강조했다는 인상을 줬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초점2- 남북관계 전망▼

―국민의 대북 감정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답방이 꼭 이뤄져야 하나.

“여론조사를 보니 국민 90%가 김정일위원장이 서울에 오는 것을 바란다. 공산주의를 지지하거나 김위원장을 개인적으로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의 전쟁위협이 감소되고 평화가 정착되며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위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김정일위원장의 답방이 언제쯤 이뤄지나.

“나도 알고 싶은 것이다. 그 문제는 아직 결말이 안 났다. 김위원장이 오는 것은 틀림없고 약속했으니 와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서두르지는 않겠다. 우선 내가 3월에 미국에 가고 김위원장이 4월에 모스크바에 가는 모양이다. 자연히 그 이후인데 언제이냐는 좀 더 절충해 봐야 알겠다.”

―통일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도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관계가 급속하게 추진되는 것 아닌가. 우리 경제가 안좋은데 너무 북에 퍼주는 것 아닌가. 북한에 끌려 다닌다는 얘기도 있다.

“지금 통일하자는 게 아니다. 통일은 20, 30년 후로 내다본다. 지금은 전쟁하지 않고 화해 협력하자는 것이다. 끌려 다닌다고 하는데 지난해 6월 북한에 가서 북한이 반세기동안 주장하던 △주한미군 철수 △연방제 △국가보안법 철폐 등 세 가지를 양보 받았다. 국가보안법(철폐)이 김위원장 답방의 전제가 아니다.

결코 북한에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보이는 것은 북한이 자꾸 날짜나 장소를 바꿔서 그렇다. 북한에 퍼준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그동안 우리가 북한에 준 것은 1억8000만달러다. 과거 정권 때 쌀 50만t 등 2억3000만달러를 줬다. 국회에서 통과된 예산범위 내에서 준다. 과거 소련하고 수교할 때 14억3000만달러 차관을 줬다. 과거 서독은 동독에 15억달러씩 17년 동안 무상으로 줬다.

앞으로 남북경협은 민간 기업가들이 서로 이익에 맞으면 하고 아니면 안하는 시장경제 논리로 하는 것이다.

▽의미

김대통령의 남북관계 발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김위원장의 서울 답방시기다. 김대통령은 남북이 현재 이 문제를 협의중이지만 “아직 결말이 안 났으며, 서두르지도 않겠다”고 말해 김위원장 답방시기가 예상보다 늦춰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김대통령은 그 구체적인 시기로 ‘김위원장의 4월 러시아 방문 이후’라고 못박고 그나마 북한과의 협의가 남아 있다고 밝혀, 김위원장의 답방은 빨라야 5월 이후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남북간의 시기 합의 외에도 남한 내부의 ‘분위기 형성’ 등 변수가 많은 상황이다.

<김영식·부형권기자>spear@donga.com

▼초점3-언론사 세무조사▼

―‘언론 길들이기’라는 지적이 있지만 정부는 정당한 조사라고 한다. 의혹을 없애기 위해 세무조사 결과를 공개할 용의는….

“취임 때 법을 지키겠다고 선서했다. 그런데 (법적으론 공개할 수 없는데)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 90% 이상이 (언론사 세무조사)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하고 있어 고민이다. 나는 평생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 왔다. 그걸 지키려다 감옥살이도 했다. 그런 내가 대통령이 된 지 3년밖에 안됐다. 나는 ‘언론 길들이기’를 하지 않는다. 우리 언론은 길들이려 한다고 길들여지는 언론이 아니다. 지금 신문을 보거나 방송을 봐라. 얼마나 정부를 자유로이 비판하고 있느냐. 길들이기를 하려면 과거(정권시절)에 하듯이 조용히 몇 군데만 표적으로 해서 조사하지 이렇게 전 언론을 조사하겠느냐. 이건 역사를 바라보고 하는 조사이고 전 국민이 눈을 뜨고 보고 있는 조사다. 국민의 80% 이상이, 언론종사자의 90% 이상이 (이에 대한 조사를) 지지하는 것이다. 민심에 역행하여 언론을 장악하기 위한 차원에서 하고 있는 조사가 결코 아니다.”

―그런데 현행 세법 자체가 지키기 참 어렵다. 기업이 (세법을) 그대로 지키다가는 망하기 딱 쉽다. (언론사 세무조사는) 원칙적으로 옳은 일이지만 혹시 그 과정에서 언론 본연의 기능이 위축되는 일이 없을지 일부에서 우려하고 있다.

“그런 일이 없도록, 세무조사 당국이나 공정거래조사 당국에 그런 우려를 충분히 전달하겠다.”

<박성원기자>swpark@donga.com

▼초점4-민생문제 해결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기준이 엄격해서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작년에 151만명이 기초생활보장법의 혜택을 받았다. 이는 세계에 별로 예가 많지 않은 사회안전망 조치다. 부당하게 누락된 사람이 없도록 계속 보완해 나가겠다.”

―30, 40대 실직자들은 연령제한 때문에 취업이 잘되지 않고 있다.

“대학졸업생 2만명에 대해 정보화교육을 시키고 있고 장차 20만명까지 목표로 삼고 있다. 40, 50대를 위해 자영업을 하려는 분에 대해서는 5000만원에서 1억원까지 융자를 해주는 예산을 짜놓고 있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고용불안에 떨고 있다.

“비정규직에 대해 여러 가지 보호조치, 근로기준법이나 의료보험과 같은 혜택을 정규직과 차별 없이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농가부채는 농민들이 스스로 벌어서 갚을 수 있어야 하는데….

“핵심을 지적했다. 정부는 농민들이 생산품의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중간상인을 단축시켜 물류비용을 줄이는 데 전체 농업예산의 30%까지 늘려가고 있다.”

―사교육비 부담 때문에 해외로 이주하려는 가장들이 많다.

“‘교육이민’이란 말까지 나와 매우 안타깝다. 교육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산업화시대의 교육체제로부터 지식기반사회의 교육체제로 바뀌지 않은 것이다. 매년 2조원 이상씩 8조4000억원을 초등학교 정보화교육이나 기타 교육개혁에 투입할 계획이다.”

―의약분업 시행 전과 시행 후에 뭐가 달라졌는지.

“병원에서 의사들이 파업했을 때 포기할까 생각도 했다. 참 인기가 없는 일이다. 아주 힘든 일이지만 언젠가는 누군가 해야 한다. 지금까지 고생해놓고 그대로 넘어갈 수는 없다.내가 의학이 뭔지 몰라 의약분업을 시작하면서 사전준비를 제대로 못해 국민을 많이 걱정하게 만든 것은 미안하게 생각한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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