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전문가에게 듣는다]선경래 미래에셋자산운용팀장

  • 입력 2001년 2월 12일 11시 13분


"뮤추얼펀드의 대명사인 미국 피델리티사의 마젤란펀드처럼 키우고 싶습니다."

국내 최초의 개방형 뮤추얼펀드 '인디펜던스'(성장형)의 운용을 책임지고 있는 선경래 미래에셋자산운용 수석운용팀장의 포부다. 마젤란펀드는 미국 월가의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가 운용한 미국최대규모의 개방형 뮤추얼펀드.

선팀장은 안정된 수익률로 '인디펜던스'를 국내 뮤추얼펀드의 대표주자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밝힌다. 국내증시에 부담이 되지 않는 1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향후 국내증시는 악재보다 호재가 더 많아 결코 '허황된 꿈'은 아니라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국내최초의 개방형 뮤추얼펀드의 운용을 책임질 질 정도로 운용실력도 탄탄하다.

지난해 국내증시가 반토막이 났지만 선팀장은 시장수익률을 모두 상회하는 양호한 성적을 올렸다. 특히 '실크로드2호'(99.7.5∼00.6.10)은 33.94%의 수익률로 종합주가지수(-13.13%)를 47%이상 초과달성했다. 또한 지난해 3월 18일 설정된 'IT성장형 2호'도 시장수익률(-30.45%)에 비해 양호한 성적(-13.99%)를 기록중이다(2월8일현재).

이같은 실적으로 회사에서 시상하는 '2000년 미래에셋 펀드매니저 대상'을 수상했다.

펀드평가전문기관인 '한국펀드평가'에서는 선팀장을 '가치주와 성장주를 적절히 배분하고 중소형주를 선호하는 스타일', '리스크 관리에 역점을 두는 안전선호형 투자자"라고 평가한다. 수익률에만 치중해서 공격적으로 운용하지 않는다(Risk avertor)는 얘기다.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출신으로 동원증권 주식운용팀을 거쳐 98년부터 미래에셋자산운용에 근무하고 있다.

-지난 6일부터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투자자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기관투자가와 일반투자자 모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 이전보다 주식투자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역마진에 시달리는 금융기관에서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오고 있다. 개인투자자들도 상당히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과 미국증시의 조정 등으로 대규모 자금유입은 시기상조라고 본다. 하지만 시장을 상회하는 성적을 보여주면 대규모 자금이 들어올 것으로 확신한다."

-현시점에서 주식형 뮤추얼펀드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회사차원에서 올해 증시의 바닥권은 500포인트, 최고치는 750포인트를 상정하고 있다. 현시점에서 하락의 위험보다는 추가상승의 가능성이 더 높다는 얘기다. 현대전자 등 일부기업의 유동성위기가 재발될 가능성은 있지만 전반적으로 기업들의 수익성이나 투명성은 개선됐다고 본다. 구조조정의 성과로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부도날 위험성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런만큼 세후 4%대의 저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이라면 주식투자에 나서는 것이 맞다고 본다. "

-미국 증시조정이나 국내경제성장률 둔화 등 펀드멘털한 측면에서 악재가 많다. 향후 운용이 부담스럽지 않나.

"지난해 증시처럼 반토막이 나지 않는다면 투자자들을 만족시킬 자신이 있다. 주식시장은 경기에 선행하기 때문에 현재 경기가 바닥권에 근접한 것은 오히려 다행스럽다.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 시장이 상승추세로 전환될 것이다.

또한 주식시장은 반드시 펀드멘털한 요인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경기가 나빠도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 그리고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종목들이 많은 것은 향후 운용에 도움이 된다.

현지수대에서 종합주가지수가 20%상승하면 펀드수익률은 30% 달성을 목표로 운용할 계획이다."

-포트폴리오는 어떤 원칙에 따라 구성할 것인가.

"올해 미국경제의 침체로 국내경제의 성장률 둔화는 불가피하다. 국내주식시장의 상승탄력이 제한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종목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시장상승을 주도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그런 만큼 시가총액비중대로 지수관련주들을 편입하기 곤란하다. 이들의 비중을 줄일 방침이다.

대신 시장에서 소외된 가치주와 저평가종목들을 발굴할 계획이다. 특히 은행수신금리가 6%인 상황에서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들이 앞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종목들을 선별해서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코스닥시장에서도 우량기업들을 선별해서 투자한다. 기술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10여개 종목들을 이미 선별했다.

물론 시장의 모멘텀도 중요하게 고려한다. 가령 저금리기조가 정착돼서 국내부문의 유동성이 보강될 경우 증권주들을 사들일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국내증시의 변동성이 매우 높아졌다. 시장위험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성장형 펀드라 시장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주식을 60%에서 90%까지 편입해야 하기 때문에 시장의 급등락에 따라 펀드수익률의 등락폭도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원론적인 얘기지만 주가지수선물 등 파생상품을 통해 시장위험을 줄여야한다. 파생상품을 2년동안 운용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파생상품을 통한 헷징은 잘 구사한다고 자부한다. "

-'개방형' 뮤추얼펀드가 '폐쇄형'에 비해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점은 무엇인가.

"만기때까지 기다려야 했던 '폐쇄형'보다 환금성이 훨씬 높아졌다. 뮤추얼펀드에 투자했다가 '시장이 힘들겠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돈을 찾아갈 수 있다. 지난해 투자자들이 원금을 찾지 못하고 펀드수익률이 하락하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봐야 했던 것에서 서너단계 진일보한 셈이다. 또한 이것은 투자자의 책임이 훨씬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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