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DRM, 아직은 불편많아 이용자들로부터 외면

  • 입력 2001년 2월 9일 11시 30분


컨텐츠 유료화추세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컨텐츠를 보호, 판매,과금하는 DRM (Digital Rights Management)은 이용자나 CP(컨텐츠제공업자)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컨텐츠 유료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DRM을 통해 컨텐츠 불법 복제를 막고 요금을 부과하는 작업이 필수적. 국내에서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파수닷컴(www.fasoo.com), 드림인테크(www.dreamintech.com), 메타라이츠(www.metarights.com), 트러스트테크놀러지(www.trusttek.com) 등이 DRM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하지만 DRM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겹겹이 남아있는 실정이다.

우선 네티즌들의 차가운 반응이 DRM사용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DRM을 통해 유료 만화, 전자책 (e-book)을 구입해 본 네티즌들은 이 장치를 이용해 컨텐츠를 구입하다는 것이 너무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컨텐츠를 공급하는 CP들도 컨텐츠 유료 판매는 환영하지만 정작 컨텐츠 판매액의 10%나 내야하는 고율의 수수료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불편하다= DRM이 가진 가장 큰 문제는 사용자가 느끼는 '불편함' 이다.

DRM을 통해 받은 MP3 파일, 동영상이나 전자책 파일은 기존의 미디어 플레이나 리얼플레이어,아크로바트 리더 등을 통해 사용할 수 없다. 다운로드 받은 파일을 이용하려면 반드시 전용 프로그램을 받아야 한다.

예를 들어 전자책을 다운 받을 때는 전용 뷰어(viewer)를 같이 다운 받아야 한다. 텍스트 방식을 사용하는 전자책이든 플래시를 활용한 전자책이든 업체가 제공하는 뷰어를 같이 다운 받아야 하는 것이다.

음악 파일이나 동영상 파일의 경우에도 전용 재생기를 따로 다운 받아야 한다. 초고속 인터넷 망 사용자가 늘면서 1Mb-8Mb 정도의 크기인 전용 프로그램을 다운 받는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지만 편한 것을 찾는 네티즌들은 별도의 프로그램을 다운 받아야 한다는 것을 '귀찮아' 하고 있다.

작년 2월부터 전자책을 판매해 온 예스24(www.yes24.com)의 유성식 전자책 팀장은 "전자책을 사서 보기 위해 별도로 다운로드 받아야 할 소프트웨어가 3개나 된다" 며 "보안을 강화하면서도 이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하는 개량이 이뤄져야 한다" 고 말했다.

성인 만화와 무협소설을 판매하는 인터넷 만화 사이트 블랙탄(www.blacktan.co.kr) 관계자는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필요한 소프트웨어가 들어 있는 CD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고 말했다.

DRM 업체별로 제각각 제공하는 전용 재생기 사이에 호환성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여러 사이트를 서핑하면서 컨텐츠를 구입하는 네티즌은 DRM 업체별로 별도의 재생기를 다운 로드 받아야 하는 것이다. 이런 불편함은 DRM 업체 사이에 기술 표준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돈 받는 것은 좋지만 수수료 주는 것은 싫다" = 컨텐츠를 제공하는 CP들은 유료 컨텐츠 제공과 과금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DRM을 반기고 있다. 하지만 정작 계약을 하려다가도 유료 컨텐츠 가격의 10% 정도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는 대목에서는 고개를 젓고 만다.

파수닷컴 강형석 마케팅 실장은 "DRM 계약을 위해 서비스 시연을 하면 CP들은 큰 관심을 보인다. 하지만 수수료 문제 때문에 계약이 성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고 말했다.

컨텐츠 유료화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소비자인 네티즌의 의식도 변해야 하지만 컨텐츠 제공업자들 의 생각도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강실장은 "DRM은 유료 컨텐츠 판매를 위한 기본 인프라에 해당한다" 며 "인프라 구축을 위한 비용 투자를 해야 컨텐츠 판매에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CP들을 설득하고 있다" 고 말했다.

박종우<동아닷컴 기자>he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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