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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2월 8일 19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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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스테이션'의 대표적인 슈팅 게임이면서 뛰어난 박진감과 속도감이 매력이었던 '레이 클라이시스'를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GIGA WINGⅡ'에 반해버릴 것이다. 'Giga WingⅡ'는 슈팅의 재미에 아름다운 배경화면까지 겸비해 게이머를 사로잡는다.
세계 2차대전의 배경과 판타지의 세계관이 무리 없이 녹아든 'GIGA WINGⅡ'는 개성이 강한 5명의 용병들이 주인공이다. 평화롭던 '셀베니아' 공화국에 쿠데타가 일어난다. 정권을 차지하는데 성공한 쿠데타군은 '셀베니아'가 속해있는 주변 국가들의 연합체인 연방정부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선언한다. 연방정부가 쿠데타를 진압하기 위해 5명의 용병을 파견하면서 게임은 시작된다.
'슈팅 게임'의 진화. 'Reflect System'
'비행 슈팅' 게임을 하다 보면 누구나 적이 쏜 총탄을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닥친다. 그러면 으레 과거 게임센터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라이덴'(뢰전)이나 '트윈 코브라'처럼 비밀무기(폭탄)를 사용해 위기를 모면한다. 노련한 게이머라면 적에게 데미지까지 준다. 이번 'Giga WingⅡ'에는 이 '폭탄 시스템'을 진보시킨 '리플렉트 시스템'(Reflect System)을 탑재해 독특한 재미를 준다
'리플렉트 시스템'은 사용과 동시에 게이머의 기체에 보호망(실드)을 만들어 적의 총탄을 흡수한다. 그리고 흡수한 수의 총탄만큼 적에게 데미지를 반사시킨다. 전작이었던 '마스 매트릭스'의 '모기 시스템'과 비슷한 방식인데 되쏘는 방식을 '리플렉트 포스'와 '리플렉트 레이저'로 이분화시켰다.
'리플렉트 포스'는 발동과 동시 총탄을 탁구공 치듯이 적에게 되친다. 플레이어의 기체를 탁구채 휘두르듯이 여기저기 움직여 탄환을 적에게 되쏘는 재미는 각별하다.
'리플렉트 레이저'는 적의 총탄을 계속 모아둔다는 점에서 '리플렉트 포스'와 다르다. '리플렉트 레이저'의 발동이 종료될 무렵 지금까지 모아둔 적의 포탄을 레이저빔으로 변환시켜 발포해 적에게 피해를 입힌다. 게임의 재미 면에서는 '리플렉트 포스'가 월등하지만 게임을 원활하게 운영하고 고득점을 원한다면 '리플렉트 레이져'가 낫다.
재미있지만 '원코인 클리어'가 불가능해 보이는 난이도
적보다 월등한 화력을 가지고 게임을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인 '슈팅 게임'이지만 'Giga wingⅡ'만은 예외다. 적의 화력에 비해 아군의 화력은 초라하게 보일 정도다. 게임을 시작하면 적의 총탄이 비오듯 화면을 가득 메워 플레이어를 지레 겁먹게 한다. 적이 쏘는 총탄의 배열도 플레이어의 위치와 상관없이 모래처럼 흩뿌려 진다. 가끔 스나이퍼가 조준하듯 한발한발 정확히 쏘아대는 총탄은 플레이어의 의표를 찌른다.
오직 '리플렉트 시스템'으로 위기를 모면해야하고 '리플렉트 에너지'가 충전돼 다시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 특수무기(폭탄)를 사용해 위험한 순간을 넘기며 게임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게임에 쉽게 몰입하게 되지만 어지간한 실력의 게이머라도 목숨을 부지하기 어렵다.
황당한 스코어방식과 게이머를 배려한 이식
'Giga WingⅡ'는 아케이드용 게임을 가정용 콘솔(게임기)인 '드림케스트'로 이식한 게임이다. 그래서 아케이드용 게임보다 게임기용 게이머를 배려했다. 게임을 하면서 많은 점수를 얻으면 게임의 일러스트를 보여주는 '겔러리 모드'와 전체 스테이지중 하나를 선택해 스테이지 클리어 점수로 랭킹을 정해주는 '스코어 어택 모드'가 그것이다. 특히 '스코어 어택 모드'는 짧은 시간으로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자신이 얻은 점수를 인터넷에 올려 비교할 수도 있지만 '드림케스트'가 정식 수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소수의 몇 명만이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드림 케스트'가 생산 중단을 선언했으니 그나마도 물 건너 간 일이 됐다).
'Giga WingⅡ'의 스코어는 무려 몇십 경(京)을 넘을 때가 태반이다. 'CAPCOM'측은 사실적인 점수 계산방식이라고 선전하지만 게이머에 입장에서는 번잡할 뿐이다.
전체적으로 흠잡을 때 없는 '슈팅'게임이지만 아쉬운 점도...
'Giga WingⅡ'는 난전형 '슈팅'답게 가벼우면서도 세밀한 조작감이 돋보인다. 실제 공중전을 보는 듯한 정교하면서도 아름다운 3D그래픽도 게이머의 눈을 즐겁게한다. 높은 몰입도나 완성도까지 흠잡을 데는 별로 없으나 짧은 플레이 시간은 아쉬운 대목이다. 전체 스테이지는 7개로 구성되어 있으나 마지막 3판은 짧은 보스 전이기 때문에 실제 스테이지 수는 4개다. 어려운 난이도 때문에 게임진행을 특수기술(리플렉트 시스템)에 의존해서 하다보면 '슈팅게임' 본연의 쏘고 피하는 재미가 반감되는 것도 아쉽다.
강용구<동아닷컴 객원 기자> kyky@thru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