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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2월 7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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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주 엘미라교도소에서 12년째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마이클 마티(33)는 98년 증권투자를 시작해 99년에만 89만9969달러를 벌어들였다고 뉴욕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
그의 투자 밑천은 미결수 시절 자신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교도소 간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받은 배상금. 96년 승소해 50만달러를 손에 쥔 마티씨는 98년 이 중 7만5000달러를 갖고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매일 오전 4시에 일어나 TV 방송을 보며 유럽의 증시 상황을 모니터하고 월스트리트저널 등 경제지와 각종 투자 관련 잡지를 면밀히 구독했다.
미국 교정법상 재소자들은 주식에 투자하거나 사업을 할 수 없도록 돼 있지만 가족에게 전화를 거는 것은 금지하지 않아 마티씨는 콜렉트 콜로 집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해 주식을 매매토록 했다.
일반 투자자들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주가 동향을 제때 파악할 수 없었기 때문에 어떤 때는 하루 10번 가까이 아버지에게 전화를 하기도 했다는 것.
이 과정에서 98년 8월 주가폭락 때는 불과 20분 만에 75만달러를 날리는 등 시행착오도 있었으나 차츰 투자 기법을 깨우쳐 갔다.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 현안이 될 때는 중국 관련 종목에 투자해 불과 2시간반 만에 15만달러를 벌기도 했다.
이렇게 번 돈으로 마티씨는 아버지에겐 14만5000달러짜리 집을, 누이들에겐 고급 승용차 2대를 선물했다. 또 동료 죄수가 살인 누명을 벗을 수 있도록 DNA 검사비용을 대 주는 등 다른 수감자들의 변호비용을 지원하거나 교도관들에겐 주식투자 상담을 해 주기도 했다.
6월 가석방 심사를 앞둔 그는 올해 미국 경제와 증시 전망에 대해 “상반기 중에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강철 같은 배짱을 갖고 이를 잘 견뎌야 한다”며 “미국 경제는 절대로 침체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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