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토종센터들 우쭐할 만하네"

  • 입력 2001년 2월 1일 18시 29분


조동기
프로농구 기아 엔터프라이즈의 조동기(29·사진)는 ‘올스타전 브레이크’로 경기가 없는 이번주 주위에서 “한턱내라”는 말을 잇달아 들었다. 지난달 28일 열린 올스타전에 프로데뷔 후 처음으로 출전하는 영광을 누렸기 때문. 중앙대 출신의 조동기는 94년 졸업할 당시 센터 랭킹 1위로 스카우트 공세에 시달렸고 수억원의 계약금을 받고 기아에 입단했다. 하지만 상무를 제대하고 팀에 복귀한 프로무대에서는 부상에 시달리며 이름값도 제대로 못했고 지난해에는 은퇴설까지 나돌았다.

그런 조동기가 올스타에 뽑힐 정도로 확 달라진 것. 3라운드부터 기아의 골밑을 책임지며 전성기 못지 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그는 지난해까지 3시즌 동안 출전시간이 평균 6분을 넘지 않았으나 올 시즌에는 평균 16분을 뛰며 4.5점, 2.3리바운드, 1.4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1m97의 신장을 이용해 용병 수비에 팔을 걷어붙였고 강동희와의 2대2 플레이를 앞세워 공격에도 적극 가담했다.

올 시즌 프로농구에는 조동기처럼 오랜 벤치 신세에서 벗어나 뒤늦게 꽃을 피우고 있는 ‘토종 센터’가 많다. 용병에 밀려 뒷전을 지켰던 예전과 달리 공격과 수비에서 ‘소금’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 SBS 표필상(2m1)은 ‘트리플 타워’의 한 축을 형성해 리바운드와 수비 등을 도맡아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LG 박도경(2m2), SK 허남영(1m95)도 돋보였다.박도경은 정통센터로 용병 마크에 한몫 해내고 있으며 허남영은 궂은 일에 강하고 공수전환이 빨라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단독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삼성의 이창수와 박상관도 특급 식스맨으로 위기 때 급한 불을 끄며 주전 못지 않은 입지를 굳히고 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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