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우주 생명체' 지구 실험실서 태어나다

  • 입력 2001년 1월 31일 18시 43분


미국 과학자들이 우주 환경을 실험실에서 재현해 생명체와 유사한 구조를 가진 ‘초기 단계의 세포구조(원시세포)’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미 우주항공국(NASA)의 에임즈연구소 우주화학 실험실과 캘리포니아대학 산타크루즈 분교 화학 및 생화학과 소속 연구자들은 우주공간과 같은 초저온의 진공상태에서 얼음, 메탄올, 암모니아, 이산화탄소 등 우주에서 쉽게 발견되는 물질들에 자외선을 쪼여 고체형태의 물질을 만들었다. 이 물질은 물에 들어가면 비누거품 형태의 막을 형성했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외부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세포막을 가지고 있다. 외계생명체탐사계획(SETI)의 제이슨 도킨 박사는 “이런 막은 집과 같다”면서 “생명체의 기원이 될 물질들이 이 막 안으로 들어와 집을 가꾸기 시작하면서 생명체가 탄생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번 실험의 책임자인 루이스 앨러만도라 박사는 “이번 발견은 우주 어디에나 생명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즉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한 행성이 생겨나기 이전에 생명체가 탄생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구에 생명체가 출현하게 된 것도 막구조를 가진 이 원시세포가 소행성이나 별똥별에 묻어 지구에 도달하면서 비롯됐을지 모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실험 결과는 미 과학아카데미 회보 30일자에 우주생물학 특집으로 발표됐다.

<이영완동아사이언스기자>pus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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