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월드]"고어패배 주원인은 혼란스런 투표지"

입력 2001-01-28 18:57수정 2009-09-21 09:23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지난해 11월의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앨 고어 전 부통령이 패배한 것은 플로리다주에서의 혼란스러운 투표방법과 유권자들의 기표 착오가 주요 요인이 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27일 플로리다주의 전체 투표수 약 600만표 가운데 개표 결과가 컴퓨터로 처리된 270만표를 분석한 결과 2명 이상의 후보에게 기표해 무효처리된 오버 보트(over vote) 에서 고어 후보의 이름이 포함된 수가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의 이름이 포함된 수보다 3배 정도 많았다고 보도했다.

전체 오버 보트 중 고어 후보의 이름이 포함된 수는 4만5608표, 부시 후보의 이름이 포함된 수는 1만7098표로 유권자들의 기표 착오 등으로 인해 고어 후보가 부시 후보보다 큰 타격을 받았음이 확인됐다. 고어 후보는 플로리다주의 공식 개표 결과 537표차로 졌다.

가장 대표적인 오버 보트의 유형은 고어 후보와 진보당의 해리 브라운 후보에게 함께 기표한 것으로 그 수가 6864표나 된다. 또 고어 후보와 개혁당의 팻 부캐넌 후보에게 함께 기표한 무효표는 6300표. 이는 이른바 나비형 투표용지 로 논란을 빚은 팜 비치 카운티에서 특히 많이 나왔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기표 실수가 많았던 것은 미국에 온지 얼마 안된 이민자들과 처음 투표하는 유권자가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 공화당 성향의 선거구에선 유권자가 정확히 기표했는 지를 확인하는 투표방식이 많이 사용됐으나 민주당 지지자들은 그런 투표방식이 없는 선거구에 주로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트지는 "플로리다주의 선거문제는 채드(chad·펀치형 투표지의 천공 조각)로 인한 무효표 발생보다는 수만명의 유권자가 기표방법에 혼란을 느낀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어느 후보에게 투표했는 지를 개표기가 판독하지 못해 무효처리된 언더 보트(under vote) 의 재검표만을 요구했을 뿐 오버 보트에 대해서는 문제삼지 않았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기자>eligius@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