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칼스버그컵]히딩크 "한국축구 가능성 봤다"

입력 2001-01-25 18:48수정 2009-09-2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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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칼스버그컵축구대회에서 노르웨이를 상대로 한국축구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을 치른 거스 히딩크 감독(55).

이달초 입국 당시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조국인 네덜란드대표팀을 만나도 이기는 한국팀으로 조련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는 그는 24일 한국팀이 주전이 다수 빠진 노르웨이에 2―3으로 역전패하는 동안 과연 어떤 생각을 떠올렸을까.

히딩크 감독은 경기 후 “전반엔 한국축구의 문제점을 발견했고 후반엔 가능성을 엿보았다. 한국이 후반전에 펼친 플레이를 우리가 지향하는 목표로 삼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날 경기 후반에 보여준 한국선수들의 자신감과 투지 속에서 월드컵 16강의 가능성을 찾아냈다는 말이었다.

그는 “팀 전력 점검을 위한 시험 무대로 선수를 고루 기용해 경험을 쌓게 하고 기량을 테스트했다. 비디오와 컴퓨터를 통해 경기 내용을 철저히 분석해 문제점을 확실히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선수들이 1대1 상황에서의 개인기와 공수전환 때의 패스 능력 부족 등 단기간에 개선하기 어려운 약점을 갖고 있는데 이를 꼭 고쳐나갈 것이며 그렇게 할 자신이 섰다”고 덧붙였다.

이날 노르웨이전에서 히딩크 감독은 플레이메이커를 두지 않고 전 선수가 각자 맡은 위치에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네덜란드식 ‘토털 사커’를 구사했다. 경기 결과만 놓고 섣불리 ‘히딩크 축구’를 예단하기는 이른데다 현 대표팀 전력이 아직 완전한 히딩크 감독의 ‘작품’도 아니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

하지만 이날 대표팀의 고질적인 불안요인이 여전한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컸던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대표팀 개선작업이 이제 시작 단계라지만 종전의 고질적인 불안요인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것은 아무래도 문제라는 것. 게다가 네덜란드식 축구를 한국축구에 그대로 접목시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도사실.

즉, 전반 미드필드에서의 백패스 남발과 어설픈 횡패스로 인해 몇 차례 역습의 빌미를 제공했고 수비 라인은 ‘히딩크식’ 일자수비에 대한 전술 이해도가 낙제점을 면치 못했다는 지적이었다.

신문선 MBC해설위원은 “네덜란드 토털 사커와 한국축구의 격차가 의외로 컸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어떻게 메우느냐가 히딩크 감독의 숙제”라고 말했다. 그는 “어차피 현대축구가 네덜란드 토털 사커식 속도축구로 발전하고 있는 만큼 히딩크 감독이 이상을 버리고 현실과 타협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은 27일 오후 3시25분 파라과이와 3, 4위전을 치른다. 파라과이는 홈팀 홍콩과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8―9로 졌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히딩크 한마디▼

2002년 월드컵을 앞둔 가운데 내가 취임후 가진 첫 경기라 그런지 선수들이 초반 긴장해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후반 좋은 플레이를 펼쳐 자신감이 생겼고 앞으로 이런 패턴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기를 보면서 한국 선수들의 개인기가 부족하다는 점을 느꼈다. 전술도 중요하지만 1 대 1 상황이나 공중볼 다툼에서 이길 수 있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팀이 출범한지 얼마 안돼 조직화되지 못했지만 머지않아 제대로의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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