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자금난 寒波 끝나나

  • 입력 2001년 1월 25일 18시 37분


자금시장 한파가 누그러지면서 여윳돈의 제2금융권 유입 현상이 뚜렷하다. 무보증 회사채의 증권거래소 상장이 늘어나고 BBB등급 이하 회사채 거래도 활발해지고 있다.

시중금리 하락→회사채시장 활성화→기업자금사정 호전의 선순환이 기대되고 있다.

▽기지개켜는 회사채시장〓증권거래소는 올 들어 20일까지 상장된 회사채(전환사채 등 주식관련 제외)는 1조3829억원으로 작년 1월 한 달 동안의 1조1963억원보다 15.6% 늘었다고 밝혔다. 거래소에 상장된 BBB 이하 등급 회사채의 거래도 활발해지고 있다.

현대상선이 발행한 BBB+등급 무보증 전환사채(CB·128회)는 22일까지 548억원 어치나 거래됐다. 작년 11월(14억원)과 12월(427억원)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것. 현대건설이 발행한 무보증CB(BB+·187회)도 같은 기간 199억원 어치가 거래됐다. 작년 11월의 33억원에 비해 6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현대종합상사 CB(BBB·10회) 거래대금도 작년 11월에 31억원에 불과했으나 올 들어선 92억원에 달했다.

▽‘고위험 투자’ 살아난다〓대한투신은 BBB등급 회사채에 60% 이상 투자하는 ‘그린 채권형 펀드’를 다음달 초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다른 투신운용사도 대부분 회사채 투자비중을 늘릴 것을 검토하고 있다.

주은투신운용의 백경호 사장은 “산업은행의 회사채 인수로 현대전자 등의 대형 부도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전반적인 기업 신용위험도에 대한 우려도 함께 줄고 국고채 금리마저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이 서서히 고위험고수익 상품을 넘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자금의 제2금융권 유입이 뒷받침〓한국은행에 따르면 종합금융업계 예금은 올 들어 16일까지 5278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매월 1조원 가량이 빠져나갔던 것과 비교할 때 크게 달라진 양상.

투신권에도 초단기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올 들어 16일까지 8조7657억원이 유입됐다. 현재 은행권의 수시입출금식 상품인 MMDA의 금리가 연 5.0∼5.5%인데 반해 MMF의 금리는 6.2∼7.3%로 높아 은행권의 단기예치 자금이 투신권으로 옮겨온 것으로 보인다.

은행 저축성예금이 같은 기간 7조9660억원이 증가했지만 요구불예금은 3조5000억원이나 빠져나가 최근 2년간 가장 큰 감소세를 보였다.

한은 윤면식 과장은 “아직까지는 MMF에 집중적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은행권이 수신금리를 계속 내리고 있어 투신권에 자금유입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홍찬선·박현진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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