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완도·해남 "어디가 '땅끝'인지 가리자"

  • 입력 2001년 1월 19일 22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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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가 연륙으로 육지화가 된 만큼 우리나라 땅끝 개념을 재정립해야 합니다.”

“바다에 다리만 놓으면 다 육지가 되는 겁니까.”

전남 완도군과 해남군이 때아닌 ‘땅끝’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논쟁의 발단은 완도군이 최근 열린 전남도정 보고회에서 우리나라 육지의 끝은 해남군 송지면 갈두리가 아니라 완도읍 정도리 해안 속칭 ‘넉구지’라고 주장한데서 비롯됐다.

완도군은 68년 해남과 완도간 완도대교가 준공된 이후 정부가 본섬을 섬이 아닌 육지로 보고 도서개발비를 지원하지 않고 있고 해도상 ‘넉구지’가 북위 34도 16분 59초로 해남군의 땅끝인 송지면 갈두리 34도 17분 18초 보다 적도에 1.8㎞ 정도 더 가깝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군 관계자는 “교통여건이나 지리상 위치 등을 고려할 때 땅끝 개념도 바뀌어야 한다”며 “2010년까지 넉구지 일대에 유스호스텔 요트장 등을 건립해 종합 레저타운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86년부터 갈두리 땅끝을 관광지로 개발해온 해남군은 땅끝개념에 대한 유권해석을 국립지리원에 요구한 뒤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제주도에 다리를 놓으면 땅끝이 되느냐.

다리로 연륙됐다고 섬을 육지로 보는 것은 넌센스”라며 “그동안 알려진 땅끝 관광지에 대한 이미지와 개발효과를 빼앗으려는 처사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해남군은 매년 갈두리에서 ‘땅끝 해맞이 행사’를 열고 있으며 갈두리 주변 20만평에 128억원을 들여 땅끝 기념관과 콘도미니엄 등을 건립했다.

<해남〓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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