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현대 확실히 세졌다

  • 입력 2001년 1월 15일 18시 40분


양희승
현대 걸리버스는 확실히 강해졌다.

14일 시즌 최다연승기록 경신을 자신하던 삼성 썬더스가 현대에 무릎을 꿇었고 삼성에 앞서 8연승 고지에 올랐던 SBS 스타즈도 현대에 발목을 잡히며 기록 달성에 실패했다.

시즌초 “왜 데려왔는지 모르겠다”는 혹평을 들었던 이적생 정재근(32·1m92)과 양희승(27·1m95)이 제 몫을 해주고 있는 것이 강해진 현대를 설명해 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

현대 신선우감독이 올시즌을 대비하며 센터없이 포워드라인의 높이를 높인뒤 포지션에 얽매이지 않은 ‘토털바스킷’을 구사하겠다고 공언했을 때만 해도 농구계는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신감독은 자신의 구상대로 SBS로부터 정재근을 데려오고 토종 최고의 슈터 조성원마저 키가 작다는 이유로 LG 세이커스의 양희승과 맞바꾸는 등 팀을 대대적으로 재편했다.

두 선수의 합류이후 의도대로 팀 컬러의 변신효과는 빨리 나타나지 않았지만 신감독은 뚝심으로 밀어붙였다. 먼저 살아난 것은 정재근. 부진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출장기회를 준 감독에 보답하듯 정재근은 3라운드 들어 예전의 기량을 회복했고 10일 SBS전에서 시즌 최고인 28점을 성공시키며 친정집을 울렸다.

양희승의 부활은 예상보다 빠른편. 신감독은 양희승이 4라운드이후 팀에 적응할 것으로 봤고 플레이오프에서나 요긴하게 써먹을 작정이었다. 하지만 양희승은 14일 자신의 잠재력을 일찌감치 폭발시켰다. 시소게임에서 양희승은 팀의 추격이 약해진다 싶으면 어김없이 3점포를 꽂아넣는 알짜배기 활약(3점슛 3개 포함 15득점)으로 삼성 침몰의 수훈갑으로 떠오른 것. 하지만 ‘강해진’ 현대도 약점은 있다. 키가 큰 센터를 보유한 팀에는 여전히 맥을 못춘다. 현대는 최근 요나 에노사(2m7)가 버틴 신세기 빅스와 재키 존스(2m1)를 앞세운 SK 나이츠에 대패했다. 또 조니 맥도웰이 막히면 공수조직력이 모두 흐트러지는 것이 큰 약점으로 현대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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