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영 버전2001]구조조정 2년만에..닛산자동차

  • 입력 2001년 1월 7일 17시 52분


일본 도쿄(東京)의 긴자(銀座)에 자리잡은 닛산(日産)자동차 본사.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오전 7시. 한 서양인이 나타나 아직 아무도 출근하지 않아 고요함이 감도는 사무실로 들어선다. 그가 바로 카를로스 곤 사장이다. 99년 4월 ‘대기업병’에 걸린 닛산을 치료하러 왔다. 프랑스 르노자동차 수석부사장 출신. 그가 ‘새벽 출근’을 빠뜨리지 않은 지 1년9개월 만에 닛산은 전혀 다른 회사로 거듭 태어났다.

“99년 10월 곤 최고집행책임자(COO·Chief Operation Officer)가 ‘닛산 재생계획’을 발표할 때만 해도 모두들 고개를 저었습니다. 스스로 병이 너무 깊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쉽게 나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죠. 그런데 놀랍게도 2년도 안 돼 구조조정이 계획대로 진행된 겁니다.”

닛산 본사에서 만난 한 간부는 스스로 대견한 듯 몇 번이고 강조한다. 지난해 11월20일 2000년 중간기(4∼9월) 결산발표 때 사상최대 규모인 1720억엔의 흑자를 냈다고 밝혔다. 전 임직원들은 감격에 젖었다. 전년 같은 기간의 3235억엔 적자에 비하면 믿을 수 없는 실적이었다. 게다가 99년 9월말 1조3800억엔에 이르던 부채가 1년만에 1조1000억엔으로 줄었다. 닛산의 구조조정에 의심을 품던 주주들도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한때 세계 최고의 기술을 자랑하던 닛산자동차. 일본기업 중 공대출신이 가장 많다는 닛산이 굳이 외국인의 힘을 빌려 뒤늦게 수술에 나선 것은 그만큼 상황이 절박했기 때문.

닛산은 ‘기술만 좋으면 팔린다’고 고집해오다 90년대 들어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다. 치열한 세계 시장경쟁에 뒤지고 일본 내수시장마저 침체돼 ‘팔리지 않는 차’로 전락했다.

95년부터 뒤늦게 ‘변해야 한다’고 외쳐댔지만 과감한 계열사 정리도, 대규모 인원감축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하나와 요시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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