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이세돌 승승장구 2관왕 바둑계 세대교체 바람

  • 입력 2000년 12월 27일 19시 15분


올해 바둑계는 세대교체의 바람이 뜨겁게 불어닥친 한 해였다. 이세돌 3단, 최명훈 7단, 목진석 5단이 타이틀을 따내며 기존 4인방 체제를 무너뜨렸다. 또 루이나이웨이 9단이 여성기사로는 처음으로 국수전을 획득하기도 했다. 케이블 채널 바둑TV가 선정한 10대 뉴스를 중심으로 올해 바둑계를 정리했다.

1위는 당연히 이세돌 3단(17)의 눈부신 활약. 이 3단은 올초부터 32연승 가도를 달리며 팬들의 주목을 끌었다. 이후 승승장구하던 이 3단은 박카스배 천원전, %016배 배달왕기전 등을 거푸 따내 2관왕이 되면서 바둑계의 판도를 뒤바꿔 놓았다. 이 3단은 LG배 세계기왕전에서도 4강에 올라 있어 세계대회 첫 타이틀도 노리고 있다.

◇기존4인방 주춤 판도변화◇

2위는 루이나이웨이 9단의 국수 등극. 4인방 체제가 유지되던 올초 이방인이자 여성인 루이 9단이 국내 최고 권위의 국수전을 획득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루이 9단은 후반기에 들어 LG정유배 결승, 천원전 준결승에서 잇따라 패하며 부진에 빠진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3위는 목진석 5단(20)이 이창호 9단을 꺾고 KBS 바둑왕전에서 우승한 것. 이 3단이 2개 기전의 타이틀을 따냈지만 모두 국내 1인자 이 9단과 맞붙지 않았던 것에 비해, 목 5단은 당당히 이 9단을 눌렀다는 점에서 평가해줄만 하다는 것. 특히 이 9단이 나이 어린 후배 기사와의 결승전에서 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

◇목진석, 이창호 꺾어 파란◇

이 9단이 잉창치배 결승에서 2연승을 기록하며 타이틀 획득을 목전에 두고 있고 패왕전에서 무려 21연승을 거두는 등 꾸준히 성적을 낸 것이 4위에 선정됐다. 5위는 최명훈 7단이 LG정유배를 획득하며 타이틀 보유자가 된 것이 선정됐다. 그동안 6차례 도전자가 됐으나 모두 이 9단의 두터운 벽에 막혔던 최 7단은 ‘6전7기’ 끝에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최명훈 6전7기 정상에◇

세계사이버기원, ICBL 등 바둑 인터넷 업체가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것이 6위를 차지했으며 유창혁 9단의 삼성화재배 획득, 조치훈 9단의 무관 전락, 한화갑 의원 한국기원 총재 추대, 하성봉 7단 아마대회 7관왕 등극 등이 각각 7∼10위에 올랐다.

등위에는 못들었지만 조훈현 9단이 후지쓰배와 TV아시아바둑 선수권대회 우승 등 국제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낸 것도 주목할 만한 일. 그러나 국내 대회에서 너무 부진해 승률이 51.9%(27승25패)로 그의 40년 기사생활 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으며, 명인전 도전기에서도 이 9단에게 3대0으로 물러나는 등 기억에 남을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또다른 4인방인 서봉수 9단은 이 3단을 누르고 왕위전 도전자가 된 것 외에는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해 역시 10대 뉴스에서 빠졌다.

바둑TV 안성문 편성제작부장은 “13세 소년 고근태 아마 6단의 아마 국수 제패, 저우허양(周鶴洋) 8단의 중국 랭킹 1위 등극, 왕리청(王立誠) 왕밍완(王銘琬) 9단 등 대만계 기사들의 일본 정상 정복, 류시훈 7단의 덴겐(天元) 획득 등이 올 바둑계에서 기억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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