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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2월 25일 1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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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어려운 시기에 실리콘밸리의 사업가, 자치기구의 대표, 교수, 정부관료, 교육자들이 모여 ‘스마트밸리’라는 이름의 사업단을 결성했다. 지역경제를 다시 일으키고,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서였다.
98년 11월 2일, 산마테오시에 스마트밸리 관계자가 다시 모였다. 스마트밸리의 해단식이었다. 비즈니스, 교육, 행정, 자치, 그리고 의료서비스의 획기적 개선을 위해 정보인프라를 구축하고, 그 위에 바람직한 전자공동체를 심고자 출범한 스마트밸리가 5년이라는 짧은 생애를 마감하는 자리.
이 자리에서 스마트밸리의 단장인 피터 싱클레어는 이렇게 말했다. “스마트밸리는 애초부터 자신의 존재를 정당화하거나 단지 돈을 벌기 위한 그런 조직이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실리콘밸리의 이념에 따라, 세상을 가시적으로 좋게 변화시키려 노력해 왔습니다. 오늘의 결실이 있기까지 우리를 후원해 온 많은 기업과 자원봉사자가 있었습니다. 그들의 피와 땀으로 우리는 실리콘밸리 공동체에 의미있는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지난 5년간 스마트밸리는 인터넷상의 투표시스템인 스마트보트(SmartVote), 인터넷상의 인허가시스템인 스마트퍼밋(SmartPermit), 그리고 정보기술을 이용한 교육개혁프로그램인 스마트스쿨(SmartSchool) 등을 추진해 왔다.
이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는 1만5000명에 달하고, 참여한 기업수는 100개가 넘는다. 회비로 조성한 기금 400만달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약 1억달러의 재원이 투입되었다.
그 결과, 밸리지역 대부분의 학교들이 LAN과 인터넷에 연결되었고, 9000여대의 최신 컴퓨터가 교사들에게 제공되었다.
실리콘밸리내 여러 도시가 건물코드 정비작업을 완료했고 정보기술을 활용, 인허가 프로세스를 혁신적으로 개선했다.
스마트 밸리는 비록 길지 않은 생애였지만 그 생명력은 각 실행기관으로 이식했다. 우리나라의 벤처기업은 언제쯤 ‘스마트밸리’와 같은 공동체적 사업에 나설 수 있을까.
<장석권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스탠퍼드대 교환교수>
changsg@stanford.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