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환율 급등 1달러에 1227원…21개월만에 최고치

  • 입력 2000년 12월 21일 18시 37분


원―달러 환율이 1년9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는 이틀연속 사상 최저를 경신하고 종합주가지수가 한때 500선이 무너지는 등 금융시장이 크게 불안해지고 있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가 21개월만에 최저치로 폭락한 영향으로 아시아와 유럽 등 전 세계 증시가 동반하락하고 엔―달러 환율이 상승한 때문이었다.

21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10.90원 오른 1227.90원에 마감됐다. 이는 99년 3월15일(1230.9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올들어 가장 낮았던 9월4일(1104.40원)보다 3개월여 만에 123.50원이나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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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급등한 것은 △은행들이 외화자산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쌓기 위해 1억4000만달러를 사들이고 △정유사들도 1억달러 정도 확보에 나서 달러 수요가 많았던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또 △엔―달러 환율이 113.17엔까지 상승하고 △나스닥지수가 7.12%나 폭락함으로써 심리가 크게 불안해진 것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외환당국은 “환율이 단기간에 급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필요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구두개입에 나섰으나 오름세는 꺾이지 않았다.

외환전문가들은 환율이 당분간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크레딧스위스퍼스트보스톤(CSFB)은 이날 원―달러 환율이 앞으로 6개월 안에 1280∼1300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92포인트(4.95%)나 떨어진 56.06에 마감돼 이틀연속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5일 연속 하락하며 14.79포인트(20.9%)나 폭락했다. 종합주가지수도 2.31포인트(0.45%) 떨어진 511.90을 기록했다. 개장초 497.31까지 하락하며 500선이 힘없이 무너졌으나 외국인이 순매수에 나서면서 하락폭이 줄어들었다.

이날 일본 도쿄(東京)증시를 비롯한 아시아증시도 동반폭락했다. 닛케이지수는 한때 700엔 이상 폭락한 뒤 491.22엔(3.53%) 떨어진 13,423.21에 마감돼 연중최저지를 경신했다. 홍콩의 항셍지수도 255.93포인트(1.71%) 떨어진 14,674.79를 기록했으며 대만의 TWI지수도 130.67포인트(2.64%) 하락한 4,817.22에 마감됐다. 싱가포르증시의 STI지수와 말레이시아 KLSE지수도 각각 1.23%, 2.30% 하락했다. 한편 나스닥지수는 20일(현지시간) 사상 7번째의 낙폭인 178.94포인트(7.12%)나 밀린 2,332.77에 장이 마감돼 지난해 3월23일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올해 43%가 빠졌으며 3월10일의 최고치에 비해서는 54%나 폭락했다. 다우지수도 258.61포인트(2.44%) 밀린 10,325.76을 기록했다.

<홍찬선기자·도쿄〓이영이특파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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