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충남 섬마을 쓰레기 몸살

  • 입력 2000년 12월 9일 01시 44분


충남 보령시 오천항에서 배를 타고 20분쯤 가면 도착하는 오천면 효자도리 육도(陸島).

선착장에 내리자 마자 낚시객 등 외지인을 처음 맞이하는 것은 선착장 인근에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더미다.

젓을 담가 두었던 폐드럼통, 부서진 텔레비전과 선풍기, 스티로폼으로 만든 각종 어구와 노끈 등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한 주민은 “태울 수도 버릴 곳도 없으니 수년째 이렇게 쌓아 놓은것”이라고 말했다.

충남 서해안 지역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문제가 갈수록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처리할 수 있는 장소와 시설은 물론 관련 예산조차 제대로 없어 해양오염의 주범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충남도의 경우 도서지역을 포함해 해안가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연간 4000여t. 5만여명이 살고 있는 청양군에서 반년 동안 발생하는 쓰레기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들 쓰레기중 일부는 육지로 운반돼 소각되거나 매립되고 있다.

그러나 섬 등에는 소각시설이 없어 해안가 등에서 쓰레기를 태우는 바람에 다이옥신 등 2차 환경오염이 발생하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예산도 제대로 없어 올해는 정부에서 태풍피해 복구비로 책정한 3500만원을 서천과 태안지역에 배정해 홍수에 밀려온 쓰레기만을 우선 처리할 계획”이라며 “전용소각로 건설 등 대책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대전〓이기진기자>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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