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벤치에서 정(?) 통한 안정환과 나카타

  • 입력 2000년 12월 6일 17시 30분


지난 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프로축구리그 세리에A에서 활약하고 있는 페루자의 안정환과 AS로마의 나카타 히데토시가 같이 만나 서로를 위로했다.

당초 현지언론에 의하면 페루자에서 벌어진 세리에A 페루자-AS로마전에서 안정환과 나카타가 경기에 출전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었다. 그러나 이들은 후반전에 잠시 몸을 푸는 모습을 보였을 뿐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후 나카타는 예전에 페루자에서 알고 지내던 이탈리아 선수집에 들러 안정환을 부른 것. 이 자리에서 그 동안 운동장에서는 나누지 못했던 고민들을 서로 털어놓으며 40분 가량 대화를 나누었다. 안정환은 정규리그에서 겨우 2경기만을 뛰었고 지금까지 7게임 연속으로 경기에 출전치 못하고 있다.

나카타의 사정도 별 다를게 없다. 유로 2000에서 이탈리아가 결승까지 올라가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세계적인 플레이 메이커 또띠에게 밀려 후보신세가 되어버린 것.

나카타는 "이탈리아 축구에 적응하려면 이탈리아어부터 배워라." , "경기를 지금 뛰지 못한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가 없고 반드시 기회는 찾아온다" 등의 말로 안정환을 위로했고 안정환 역시 "경기를 계속 못나가니 답답하지 않은가?" , "좋은 충고 고맙다. 서로 용기를 갖고 해나가자" 라는 말로 화답했다.

사실 안정환과 나카타는 보통 인연이 아니다. 축구 라이벌인 한국과 일본에서 이탈리아로 진출했고 게다가 둘 다 페루자에서 선수생활을 했다는 점, 또 나카타가 쓰던 아파트를 안정환이 지금 쓰고 있는 것.

세계적인 스타로 거듭나기 위해 축구선진국인 이탈리아로 진출한 안정환과 나카타, 이번 소속팀의 맞대결에서는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2001년 4월에 있을 페루자와 AS로마의 경기에서는 양 팀의 주전으로 나서 당당하게 실력을 겨뤘으면 하는 바램이다.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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