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나스닥 낙관-비관론 팽팽…기업수익성 점점 악화

  • 입력 2000년 11월 29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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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과 3450.

미국 증권가에서 비관론과 낙관론을 대표하는 두 전문가들의 연말 나스닥지수 전망치다.

Y2K(컴퓨터 연도인식 오류)문제를 가장 먼저 제기한 바 있는 도이체방크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에드워드 야데니의 시나리오는 이렇다. 올 12월 2500→내년 3월 2200→내년 12월 3000→2002년 12월 5000.

반면 최근 낙관파의 대변인으로 급부상한 모건스탠리딘위터의 피터 카넬로는 나스닥지수가 15% 가량 상승하는 연말랠리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낙관파와 보수파는 기술주 거품, 미국 기업의 생산성과 노동비용 등 갖가지 논점에서 부닥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의견 차가 가장 큰 논점은 세계 경제의 기관차인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

카넬로씨의 연말랠리에 대한 믿음의 바탕에는 S&P500지수에 포함된 미국의 주요 대기업들의 향후 5년간 기업수익증가율(영업이익증가율)을 12.5%로 보는 낙관적인 경기 전망이 깔려 있다. 반면 같은 증권사의 애널리스트인 바이런 빈이 연말랠리 가능성을 부정하는 것은 그의 전망치가 9.8%로 훨씬 낮다는 점으로 설명된다. 최근 10년간 평균치는 8.8%였다.

분명한 것은 기업수익성에 대한 월가의 전망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는 점.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의 기업수익 전망을 집계하고 있는 퍼스트콜사에 따르면 10월초까지만 해도 15.6%에 이르던 올 4·4분기 전망치가 최근 10.5%로 줄어들었다. 내년 수익증가율도 10월초 전망치 14.8%에서 11.6%로 떨어졌다. 특히 첨단기술기업들의 수익전망치가 올해 29%에서 16%로, 내년 14.8%에서 11.8%로 두드러지게 하향조정됐다. 이것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최근 전통가치주 중심의 다우지수보다 더 급격한 조정을 받고 있는 배경이다. 나아가 미 증시 일각에서는 “실물경제는 연착륙하더라도 주식시장은 경착륙할지 모른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거의 10년 만의 경기둔화라서 투자자들의 과민반응이 우려되고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각국에서도 경기둔화 조짐이 뚜렷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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